에스겔서는 바벨론에게 멸망한 유대인들을 향한 야훼 하나님의 심판과 회복의 말씀을 다루고 있다. 선택받은 민족으로서의 선민의식과 영적 안일함에 사로잡혀 "날이 더디고 모든 묵시가 사라지리라(겔 12:22)"고 자부하였던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멸망의 이유를 언약을 파기하신 하나님과 범죄한 조상들 탓으로 돌렸다. 그러나 에스겔은 규례와 계명을 어김으로써 언약을 파기한 것은 이스라엘이며 이처럼 하나님과의 언약을 저버린 개인에게 심판의 책임이 있음을 강조한다.
그러나 에스겔서는 이스라엘의 멸망으로 끝내지 않고 심판 뒤에 회복과 구원이 이를 것임을 떠났던 하나님의 영광이 다시 돌아오는 광경으로 보여준다(겔 43:2; 44:4). 새로운 계약 공동체로서 다시 회복될 수 있도록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함께 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에스겔서에 심판과 회복의 말씀이 공존하고 있는데 특이하게도 에스겔서 전체 48장 중 이스라엘의 심판인 1-24장과 열방의 심판인 25-32장까지 2/3에 해당하는 상당히 많은 분량이 심판의 말씀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심판을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단어인 샤파트(שָׁפַט)' 가 들어가 있는 본문은 에스겔서의 심판의 내용을 잘 나타내고 있으며, 당시 시대적 죄악과 심판의 이유가 되는 가증한 일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본 논문은 샤파트가 2회 이상 사용되면서 이스라엘의 심판을 잘 나타낸 본문 4개의 연구를 통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첫째로 심판의 내용으로는 심판의 주체(야훼 하나님), 심판의 대상(이스라엘, 특히 지도자들), 심판의 도구(이방 나라들), 심판의 이유(어렸을 때를 기억하지 않음, 율례와 규례를 행하지 않음, 3가지 가증한 일 즉 윤리적 죄악, 우상숭배, 강대국 의지), 심판의 형태(칼, 전염병, 기근과 피할 수 없는 2가지 형태의 심판 즉 이방 나라들을 통한 심판, 가치 상실의 심판), 심판의 목적(여호와를 알게 하시기 위함)이 강조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둘째로 샤파트의 의미로는 에스겔 7장 1-27절에서 가증한 일들을 행하는 이스라엘의 행위대로 옳고 그름을 가려 '판정'하고 그들의 죄악대로 재판하여 형을 '선고'하시는 야훼 하나님의 심판, 에스겔 11장 1-13절에서 타국인의 손에 넘기는 '징벌'과 이스라엘 변경에서 '판결을 집행'하시는 심판을 통한 선민의식의 파괴, 에스겔 16장 35-43절에서 죄악대로 재판하여 형을 '선고'하고, 이방 여인의 목전에서 '징벌'하심으로 우상숭배를 일삼는 이스라엘을 심판, 에스겔 23장 36-49절에서 죄악을 '규탄'하고 이를 통해 드러난 가증한 일들 즉 윤리적 죄악과 우상숭배, 강대국 의지의 죄악대로 재판하여 형을 '선고'하시는 심판임을 확인하였다.
이런 견지에서 볼 때 에스겔서는 심판과 회복의 말씀 중 심판의 말씀에 많은 강조점을 두고 있으며, 특별히 동사 샤파트가 선민의식을 파괴하고 에스겔서의 심판의 이유가 되는 가증한 일들 즉 윤리적 죄악, 우상숭배, 강대국 의지의 죄악들을 심판하시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