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 이후 도시는 급격하게 변화하며 빠르게 성장하였다. 경제적 성장을 이루면서 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삶의 질은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하지만 도시가 과도한 경제적 발전을 추구하며 양적 성장만을 목표로 하면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특히 190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오존층 파괴, 지구 온난화와 같은 환경 문제가 가시화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제안된 개념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자본주의적 경제 성장을 목표로 하는 산업시대의 개념에서 탈피하여 미래 세대까지 지속될 수 있는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 목적이다. 현세대의 발전과 동시에 미래 세대에 요구되는 사회적·경제적·자연적 자원을 보존하기 위하여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필수적인 기본 원칙이 된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하여 환경·경제·사회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이동 수단인 보행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보행친화적 도시는 개인의 특성이나 제약에 관계 없이 모든 사람들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된 공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보행친화적 도시는 공평하고 건강한 도시이며, 지속가능한 도시의 출발점이다.
국내에서도 보행 친화적인 도시를 만들기 위하여 다양한 정책 및 사업이 시행되고 있으며 많은 부분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보행 환경과 관련하여 다양한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국내 보행환경의 문제점을 조사하고, 이를 크게 네 가지로 유형화하여 각 유형에 해당하는 보행환경 문제점을 보다 심도 있게 분석하였다.
국내 보행환경의 문제점에 대하여 분석한 내용을 기반으로 개선 방법을 고찰하기 위하여 크리스토퍼 알렉산더의 패턴랭귀지 방법론을 이용하였다. 패턴랭귀지는 사람들이 요구하는 더 좋은 공간을 위하여 시간의 흐름에도 변치 않는 공간 구성의 원칙을 규정하고 이를 공간에 적용하는 방법론이다. 이러한 패턴랭귀지의 특성으로 인하여 패턴랭귀지 방법론은 유기체적 특성을 가지고 계속해서 변화하는 도시 공간에 적용할 수 있다. 먼저 패턴랭귀지를 이용하여 보행환경의 개선 방법을 제시하기 위하여 패턴랭귀지에 대한 문헌 연구를 진행하였다. 알렉산더의 저서 패턴랭귀지 「A Pattern Language, 1977」를 바탕으로 패턴랭귀지를 정의하고, 구조를 분석하였으며, 실제 공간에 활용되는 절차를 요약하였다.
이를 기반으로 실제로 국내 보행환경에 적용될 수 있는 새로운 패턴랭귀지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먼저 보행 행위나 보행로와 관련이 있는 패턴들을 선정하였다. 이후 패턴을 국내 보행환경의 문제점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분류하고 다시 변형 및 조합의 과정을 거치면서 새로운 패턴들을 제시하며 패턴랭귀지 시퀀스를 실천하였다. 각 패턴들은 도시 공간에 대한 세부적인 디자인 방법을 제시하며, 이를 실천함으로써 도시의 보행 공간은 더욱 풍부해지고 주변 환경과 연계성이 높은 공간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본 연구는 국내 보행환경의 문제점을 유형화하여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보행환경 개선 방법을 제안하기 위하여 패턴랭귀지를 적용하였다. 패턴랭귀지를 적용하여 보행환경 개선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시간이 흘러도 보행 공간에 적용할 수 있는 디자인 원칙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하지만 도시 공간의 특성상 이미 설계가 대부분 진행되어 대규모의 변화가 이루어지기 쉽지 않거나 개인이나 소규모의 집단의 의지만으로는 변화를 진행시키기 어려우므로 실질적인 활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제안하는 패턴을 실제 공간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해당 공간의 분석과 관련 정책과 사업 등의 제도적 연구가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