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청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공예품으로써 정교한 기술과 조형미는 당시의 높은 문화적 수준과 고도의 예술성을 잘 보여준다. 특히 고려청자에서 보이는 형태적 조형미는 당시 귀족문화의 고급 취향과 불교 문화의 정수를 잘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고려청자의 형상이 갖는 가치는 오늘날 예술은 물론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범위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고려청자의 형태적 조형미에 주목하여 조형적 특질의 파악과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형상적 표현의 모티브로 삼고자 하였다.
고려청자에서 보이는 조형적 형상성은 단순한 외형적 형태에서만이 아닌 비색이라는 고유의 색이 갖는 특질에서 비롯되었다고 판단되며 고려청자의 형상성에 대한 파악은 고려청자만의 형과 색에 대한 깊은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고려청자의 형태적 조형미를 활용하여 일상생활에 풍요로움과 새로운 음주문화를 제안할 수 있는 주기(酒器)제작에 적용하였다.
주기의 제작에 있어 청자의 물리적, 기능적 한계성에 대해 경질자기 점토로의 대체에 의한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하였으며 이에 적합한 장식방법을 모색하였다. 이외에도 앞서 언급한 비색이 부여하는 형태적 조형미에 착목하여 자기 소지에 의한 뚜렷한 윤곽과 조형적 미감의 선을 표현할 수 있는 유약을 제작하고자 실험을 전개하였다.
주기(酒器)는 술을 음용할 때 사용하는 도구로 기능적인 실용성은 물론이고 사용하는 사용자에게 멋과 맛을 줄 수 있는 장식성 또는 예술성이 가미된 용기로서의 조형적 미감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본 연구에서는 도출된 고려청자의 조형적 특질을 활용하여 요즘의 술 문화에 근거한 기능성 및 실용성과 조형적 표현방법을 모색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주기 세트를 제안하였다.
제작에 있어서는 주기 세트의 구성품 제작에 적합한 물레 성형과 석고 몰드를 이용한 슬립 캐스팅 기법을 각 구성품의 구조에 맞게 분별하여 사용하였으며 앞서 언급한 유약과의 조화를 위해 표면장식 방법을 모색하였다. 주된 장식방법으로서는 조각을 위주로 한 투각, 양각, 음각 등이 있으며 타 재료와의 접목에 의한 장식성의 강조 및 기능성 보강을 시도하였다.
이상 언급한 바와 같이 본 연구에서는 고려청자의 형태적 특질과 조형미를 재구성과 재조합이라는 연구방법을 통해 새로운 형태적 조형미를 제시하고 일상생활에 여유로움과 풍요로움을 줄 수 있는 현대적 감각의 주기(酒器)를 제안함으로써 전통의 가치에 대한 재인식과 하나의 조형적 표현방법론으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