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메가 FTA 시대에 양면게임 이론으로 분석한 CPTPP 가입협상을 분석한 것이다. 현재 메가 FTA 현황을 살펴보면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RCEP와 일본이 주도한 CPTPP 그리고 미국이 전격적으로 추진 중인 IPEF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미국정부가 2017년 자신이 주도했던 TPP에서 탈퇴하면서, 일본을 중심으로 2018년에 CPTPP를 발효했다. 미국이 빠진 CPTPP에 중국이 2021년 9월에 거대시장을 무기로 가입신청서를 제출했다. 미국과 더 가까운 가입국들은 중국을 만장일치로 받아 들어야 할지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한국은 일본과의 통상마찰로 CPTPP 가입을 미루고 있었는데, 한국이 중국과 비슷한 시기에 CPTPP 가입을 하게 되면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IPEF에 가입하며 쌓은 미국과의 신뢰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양자협상인 FTA에서 다자협상인 메가 FTA 시대로 전환되는 시점에, 푸트남의 양면게임 모델을 이용하여 한국의 CPTPP 가입협상을 국제협상(레벨 1)과 국내협상(레벨 2) 관점에서 살펴보았으며, 한국의 CPTPP 가입에 따른 윈셋의 변화와 협상전략과 함께 CPTPP 가입국의 윈셋변화와 협상전략을 분석함으로써 바람직한 한국의 통상전략 수립에 대한 정책적 함의를 제공하였다.
첫째, 한국의 CPTPP 가입에 대해 찬성론과 반대론은 첨예하게 대립하게 되며, 이에 한국 정부는 신중론 관점에서 찬성과 반대 양쪽의 이해관계와 상황 변화를 고려하여 유연하게 대처하는 전략을 고수했다. 찬성론은 새로운 통상질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룰 세터(규칙 제정자)의 역할을 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반대론은 CPTPP 가입으로 가장 피해를 많이 받게 되는 농·수산업을 중심으로 식량안보 측면을 주장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소극적 신중론으로 CPTPP보다 중국이 주도하는 RCEP에 더 집중하면서 결과적으로 CPTPP에서 룰 세터의 역할의 기회를 상실하고 룰 테이크(규칙 수용자)로써 가입에 따른 추가 비용을 부담하게 되었다. 따라서 윤석열 정부는 CPTPP 가입 협상에서 국제협상뿐 아니라 국내협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규칙 제정자와 규칙 수용자의 역할을 비교분석하고 시나리오별로 전략적인 가입 협상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둘째, CPTPP 가입국은 경쟁 관계에 있는 RCEP와의 차별성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추진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협상력이 우위에 있는 협상 당사자들은 전형적인 윈셋 축소 전략을 구사하지만 CPTPP의 경우에는 양면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가입 의사를 요청하지만, 중국의 경우에는 다양한 이해관계로 인해 소극적인 신중론을 유지하고, 한국과 영국 등 기타 국가들 에게는 협정규정에 따라 진행할 것이다. 특히, CPTPP 협상을 주도한 일본과의 가입협상은 다양한 이해관계(한일 간 통상마찰, 시장에 미치는 리스크,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금지 등)로 인하여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협상이 될 것이다.
본 연구는 메가 FTA 시대를 맞이하여 한국 정부의 CPTPP 가입 협상을 푸트남의 양면게임 이론에 따라 국제협상(레벨 1)과 국내협상(레벨 2)을 동시에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메가 FTA 협상 환경이 매우 복잡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통상과 외교가 융합된 형태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명확한 정책적 분석을 하기 어렵다는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CPTPP 가입협상 뿐 아니라 본 협상에 영향을 미치는 RCEP와 IPEF 변수를 포함시킨 통상협상 모델을 통해 분석할 필요가 있으며, 또한 협상전략의 찬성론, 신중론, 반대론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를 고려하여 협상전략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