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생물학'은 세대 간에 일어나는 생물 개체군의 형태와 행동과 같은 표현형과 유전자형의 변화과정을 연구하는 학문으로서, 생물의 서식처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능력과 관련된 기작과 그 과정 및 양상을 이해하는 학문이다. 저명한 유전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인 Theodosius Dobzhansky가 그의 가장 유명한 에세이에서 언급했듯이 진화생물학은 모든 다양한 생물학 관련 학문의 기초가 된다. 최근에는 분자생물학 기술 발전에 힘입어 생태유전학, 집단/보전유전학, 진화유전체학, 생물정보학과 같은 다른 많은 학문 영역으로 확장되어가는 추세이다. 생물이 자신을 둘러싼 서식처 환경에 반응하여 어떻게 적응 형질(adaptive trait)이 진화하는가를 이해하는 것은 진화생물학 학문의 기초적인 매우 중요한 질문 중 하나로서 많은 과학자에 의해 연구되어 왔지만 많은 질문들이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못하였다. 적응 형질을 포함하는 표현형 진화는 종간 및 종내 다양성(예: 생태형)에 기여하는 진화 기작을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동일종 내 개체군 간에서 발생하는 개체군 유전적, 표현형적 분화 및 분기과정을 추론하는데 중요하다. 또한 변화하는 환경에서 생물 개체군의 반응은 때때로 동시대의 시간규모에서 예상한 시간보다 훨씬 더 빠르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인위적 활동은 변화하는 환경에서 생물체의 표현형 또는 유전자형과 연관된 적응 형질의 진화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진화적 관점에서 서식지 환경에 대한 자연선택의 결과로 나타나는 담수어류에서 형태와 같은 적응 형질의 표현형적 특성 변화 및 개체군간 유전적 분화를 파악하고 이 형질과 연관된 유전자 또는 유전적 변이를 모색하는 것은 표현형 진화, 개체군 분기, 국지적 적응 및 종분화를 통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본 연구에서는 다양한 표현형적 특성을 갖는 연어과 어류(family Salmonidae)를 대상종으로 하여 표현형(형태) 진화, 개체군 분기 및 적응과 관련된 중요한 진화적 질문들을 다루었다. 첫번째 장에서는 인위적 복원 사업에 의해 도입된 열목어(Manchurian trout, Brachymystax lenok tsinlingensis) 개체군을 원개체군과 비교 분석을 통하여 잠재적인 생태적 및 진화적 분화가 발생했는지 여부를 파악하였고, 실제로 지난 불과 수십 년 동안 변화된 서식지 환경에서 복원된 개체군이 표현형 적응의 결과로 형태와 영양지위에서 생태학적 분화가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두번째 장에서는 넓은 지리적 분포를 가진 열목어를 대상으로 종간 또는 종과 파생된 아종 및 개체군 사이의 유전적 및 형태학적 특성 차이를 비교하여 그들이 서식 환경에 어떻게 진화역사적으로 적응하였는지에 대한 분화 정도를 정량 평가하였다. 이 연구에서 한국 열목어를 아종으로 명명한 근거를 근연종과의 비교 분석을 통해서 기하형태적 및 유전(유전체)적 특성 차이를 구명하여 진화적 역사 및 분류학적 위치를 재조명하였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자생연어(chum salmon, Oncorhynchus keta) 개체군 보전 관리를 목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 시행되어온 산란장의 치어 방류 방법이 한반도 개체군 유전적 특성(유전적 다양성, 개체군 유전적 구조 등)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우리나라 연어 개체군은 다른 지역 개체군(일본, 러시아, 미국, 캐나다)과 비교 시 유전적 다양성이 낮으나, 종 수준 다양성에 대한 기여도가 가장 높고 고유한 유전적 특성을 가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우리나라 연어 개체군은 단일 유전자풀을 구성하는 비교적 혼합된 개체군 구조 특성을 가지고 있었으나 몇몇 개체군간 유전적 분화를 확인하였고, 이 결과는 향후 한반도 연어 개체군의 효과적인 보전 관리 방안 마련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