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차의 발원지로서 실로 유구한 차(茶)문화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차사에서 다구는 차문화의 외적표현형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다구의 역사적 고찰을 통해 차문화의 발전에 따라 변화해 온 다구의 예술성과 문화성 및 가치에 대해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다구는 그 오랜 차문화의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종류와 독창성을 가지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중국 차도구 문화 속에서 비교적 독특한 형태와 발전상을 보여주고 있는 개완(蓋碗)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개완의 발전과정은 고대 중국의 시대별 차문화 및 사회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즉, 각 시대별 음차습관과 심미추구의 양상에 따라 다구의 조형, 문양, 구성부분 등의 많은 요소들이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개완에 대한 연구는 중국 차문화의 전파와 다구 산업의 발전 측면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먼저, 개완이라는 다구에 표현된 중국의 독특한 정신문화적 측면을 살펴보자. 개완은 뚜껑, 찻잔, 잔탁 등 세부분으로 구성된 외형을 보여준다. 이것은 단순히 기능적측면의 의미뿐만 아니라, 하늘과 땅,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즉, 자연속에서 무위자연의 삶의 추구한 도가사상에서 말하는 천, 지, 인, 삼재(天地人三才)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역사적 측면에서 개완의 시대별 변천사를 살펴보면, 개완은 사람들의 음차습관 변화에 따라 발전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음차법이 당나라 시기의 찻잎을 직접 끓이는 방식의 전다법(煎茶法)에서, 송나라 시기에는 가루차를 이용한 점다법(點茶法)으로 변화하였다. 이후, 명나라 시기의 산차담금법(散茶沖泡法)을 거쳐 청대에 이르러 개완을 이용해 차를 마시는 포차법이 유행되기 시작하였고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현대에 이르러 개완은 뚜껑, 찻잔, 잔탁 등 세부분이 세트를 이루는 형식으로 규범화 되었다. 개완이 오늘날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의 음차습관에 따라 많은 변화를 거쳤으며, 현대에 이르러서도 개완은 계속해서 새로운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본 연구에서 역사적 흐름을 고찰하고자 하는 것은 개완에 숨겨진 문화적 의미와 예술특징을 분석하고 이해하는데도 그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특히, 청대 개완 문양의 발전은 중국전통문화가 이슬람문화, 선종문화 등과 교류, 흡수하면서 점차적으로 중국적인 것으로 만들어져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개완을 장식하는 문양은 비록 부수적인 부분으로 볼 수도 있지만, 기물을 최적화하고 예술적 표현력을 증가시켜주며 기물의 속성에 따라 문화적 의미를 풍부하게 해주는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할 수도 있다. 이런 개완의 문양은 중국문화의 혁신적인 발전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개완의 문양은 당대부터 청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문양이 있었지만, 청대에서 개완 문양의 발전은 가장 전성기를 이루었다. 예를 들면 '壽'자를 주제로 한 문양, 자연풍경을 주제로 한 문양, 인물형상을 주제로 한 문양 그리고 상서로운 물건을 주제로 한 문양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개완의 조형, 제작방법, 문양분석 등을 고찰해 봄으로써, 개완의 역사성과 우수성, 중국 차문화를 널리 알리고 개완이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차도구로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 이 논문을 통해 차문화 발전과 개완의 디자인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아울러, 개완이 현대에도 끊임없이 발전해 나가는 차도구가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