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도인지장애는 정상적인 노화와 초기 치매 사이에 속하는 단계로 정상 노인의 경우에 비해 매우 높은 치매 발생률을 보이는 질환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경도인지장애 노인 수는 약 167만명으로 노인 5명 중 약 1명이 이에 해당하고 노인 인구도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어 국가에서는 이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노인인구의 빠른 증가와 개인의 인생에서 노년기 비중이 큰 폭으로 연장되면서 성공적 노화의 개념이 대두되었는데, 신체적 측면을 강조하던 초기 성공적 노화의 개념과 비교해 최근에는 장애를 가진 노인들도 성공적 노화를 위해 삶에 대한 주체성을 가지고 변화를 유도하며 스스로 삶을 결정하는 측면이 강조되면서 성공적 노화의 개념이 확장되고 있다. 경도인지장애 노인은 인지기능의 저하로 인한 제약을 가지고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매를 예방하고 건강한 노년기 삶을 영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이러한 현상을 성공적 노화의 맥락에서 살펴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나아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경도인지장애 노인의 성공적 노화 경험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하여 이들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경도인지장애 노인의 성공적 노화 경험과 의미체계를 탐색하고 그 과정을 설명하는 실체이론을 개발하고 더 나아가 그들을 위한 간호 중재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구성주의 근거이론 방법을 적용한 질적 연구이다. 연구 참여자는 B광역시 소재 치매안심센터, 보건소, 신경과 전문병원에서 최근에 경도인지장애를 진단받은 지 6개월 이상, 1년 이하의 만 65세 이상 노인 15명이었다. 자료수집은 2021년 1월부터 10월까지 약 10개월에 걸쳐 이루어졌다. 면담은 주로 조용한 카페, 치매안심센터 쉼터, 보건소 벤치, 병원 상담실 혹은 참여자의 자택에서 시행하였으며, 참여자별 면담 횟수는 최소 1회부터 최대 3회까지 다양하였고 1회 면담시간은 60분에서 120분가량 소요되었다. 자료분석은 Charmaz (2013)의 근거이론 분석방법에 따라 수행되었고 지속적인 비교 분석과 이론적 표집방법을 적용하였다. 그 결과 69개의 개념, 27개의 하위범주, 14개의 범주가 도출되었다.
본 연구결과, 경도인지장애 노인의 성공적 노화 경험을 나타내는 핵심범주는 '흔들리는 노후의 위기 속에서 자신을 일으켜 세우기' 였다. 이는 '기억의 이상신호에 번민하기', '쇠퇴하는 기억에 동요하기', '흔들리는 노후의 중심잡기, '노후의 평정 회복하기'의 네 단계 과정으로 도출되었다. 첫 번째 단계는 '기억의 이상신호에 번민하기'로 불길한 증상의 이상신호와 예상치 못한 노후의 위기를 자각하며 번민하였고, 두 번째 단계는 '쇠퇴하는 기억에 동요하기'로 인지기능이 저하함에 따라 자신도 어쩔 수 없는 기억 감퇴에 심신이 동요하는 경험을 하고 있었다. 이 단계에서 '질병에 대한 자기 수용성'과 '삶에 대한 평가'는 기억의 쇠퇴로 심신이 동요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인지장애를 향한 강한 거부감', '삶의 부정적 회고'는 심신의 동요에 가중요인으로 작용하였고, '인지장애를 노화의 일부로 인식함', '삶의 긍정적 회고'는 심신의 동요에 완화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세 번째 단계는 '흔들리는 노후의 중심잡기'로서 '인지회복 가능성 타진하기', '두뇌건강을 위한 습관 기르기', '낙천적으로 조망하기', '삶의 통제감 갖기'의 방안과 전략들을 사용하며 흔들리는 노후의 중심을 잡으려 하였다. 이에 '힘이 되는 지지자원'과 '개인의 상황 대처 성향'은 성공적 노화의 동력으로 작용하였는데, 성공적 노화의 동력에서 외적요인은 '힘이 되는 지지자원'이었고 내적 요인은 '개인의 상황 대처 성향'으로 나타났다. 결과인 네 번째 단계는 '노년의 평정 회복하기'로 '주어진 현실을 살아감', '희망적 삶의 재구성', '노년기 삶의 균형과 조화'로 나타났다.
이상의 결과를 토대로 본 연구 참여자들은 기억의 쇠퇴로 심신의 동요를 경험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방안과 전략을 구사하며 성공적 노화를 이루어 나가고 있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흔들리는 노후의 위기 속에서 자신을 일으켜 세우기'의 실체이론이 도출되었다.
이러한 경도인지장애 노인들의 성공적 노화 경험에 대한 실체이론 도출을 통해 노인간호 실무에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하여 효과적인 경도인지장애 노인을 위한 간호 중재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