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한 국내 문화유산 가운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이 국내외적으로 높아졌고, 정책적으로 문화재 향유권 신장에 힘을 쏟게 되면서 관람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문화유산에 대한 가치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문화재안내판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문화재청이 2009년 문화재안내판 가이드라인 및 개선사례집을 발간하여 문화재안내판 디자인의 기본적인 방향을 제시하였고 최근까지 문화재안내판과 관련하여 리뉴얼된 다양한 가이드라인의 배포가 이루어졌으며 이를 토대로 문화재안내판을 관람객과의 소통 매개체로 삼아 관람의 질적 향상을 뒷받침하고자 하였다.
가이드라인의 긍정적인 효과로 안내판의 표준형으로 진행되는 개선은 안내판 디자인을 하나의 규격화된 방향으로 유도하며 전반적인 품질 향상과 동일한 구축시스템으로 과거처럼 혼란스러운 관람환경은 많이 축소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표준화의 긍정적인 효과 이면에 디자인에서 제작, 설치 그리고 관리까지 비장애인 위주의 계획을 기초해 전개하다 보니 다양한 관람자들을 포용하는데 역부족임이 나타나고 있다. 제각각이었던 문화재안내판의 크기 형태, 색상, 그 안에 표기되는 언어의 글꼴, 글자 크기, 색채까지 종합적으로 표준화된 가이드라인 지침을 토대로 개선되었지만, 현재의 표준화는 장애 인구의 증가, 외국인 여행자의 증가, 다문화 가정의 지속적인 증가, 급격한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 등 사회의 급속한 변화에는 대응이 미흡한 실정이다.
공공디자인의 기본 방향을 구현하기 위해 제시하고 있는 기본원칙에서도 유니버설 디자인은 주요 내용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일부 수도권의 문화유산에 국한하여 나타나고 있으며 그 외의 지역에는 적용환경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의 개선된 현황에 그치지 않고 관람자의 고령화, 관람약자의 적용사항 다각화 등 절대다수의 표준에서 다양한 관람자 중심의 배려가 반영된 표준화 제정이 요구된다. 모두가 함께 공유하며 향유 해나갈 관람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더 성숙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본 연구는 국내의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문화유산의 안내판 현황을 파악하고, 다양한 신체 조건을 가진 관람자 모두에게 쉽게 잘 보이고, 보기에 편하며, 인지하기 쉽게 만드는지에 대한 연구 필요성에 주목하였다.
본 연구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
제1장 서론에서는 연구 배경 및 목적과 연구범위 및 방법을 기술하였다.
제2장에서는 개선 초기부터 최근 발간된 문화재안내판과 관련된 가이드라인, 표준화 매뉴얼 등 기초 자료와 관련된 간행본, 학술지, 선행연구논문 등의 고찰을 바탕으로 문화재안내판 개선을 위해 어떠한 방향으로 가이드라인 제시가 진행되었는지에 대한 흐름을 분석한다.
제3장에서는 창덕궁, 수원화성, 대릉원의 문화재안내판의 현황을 현장조사하고 안내판의 안내면을 이미지 촬영방식으로 채집하여 시각적 요소인 형태, 크기, 색채, 레이아웃 등으로 나누어 실태를 분석하였다. 특히 제각각 다른 대상지의 문화재 안내판이 어떠한 방향으로 개선되었는지에 대하여 안내판 내의 정보배치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또한, 현장조사를 통해 살펴본 문화재 유형별 안내판에서 지금까지 개선되어온 문화재안내판의 표준화 사항에 대해서도 시계별 관점에서 디자인 변화를 분석하였다.
제4장에서는 3장에서 현황조사를 통해 도출한 문제점과 개선점을 바탕으로 하여 향후 관람자 관점에서의 표준화를 목표로, 현재의 안내판의 구성요소에 대한 실험연구를 진행하였다.
대상지마다 제각각 다르게 나타나는 안내판의 화면 앞에서 다양한 유형의 관람자를 관찰하여, 안내 문안의 글자 크기에 따른 응시 거리를 수집하였다. 이를 토대로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적정거리에서 관람약자도 함께 볼 수 있는 적정 글자 크기를 도출하였다. 또한, 현장에서 무작위추출방법으로 인터뷰 및 설문 조사를 진행하여 문화재안내판에서 실제 정보 습득이 이루어질 때의 관람자의 시선 이동을 조사하여 정보의 위계를 파악하였다. 이를 토대로 새로운 레이아웃으로 재배치해 정보 습득이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접근성에 대한 방식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제5장에서는 실험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유니버설디자인 관점에서 문제점에 대한 개선방안을 모색하였다. 현행 안내판에서 크기, 배치, 글자, 레이아웃 구성 등 변화를 준 타입의 안내판 모델을 제시하여 가독성, 인지성, 단순성, 주목성을 중심으로 쉽게 잘 보이고, 보기에 편하며, 인지하기 쉬운 안내판으로 제안하고자 하며, 유니버설디자인 관점에서의 문화재안내판 모델을 제안하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