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문학"(El literature)이라는 용어는 바룩 레빈(Baruch A. Levine)이 그의 『민수기 주석』(Numbers 21-36)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이다. 구약성서 밖의 "엘 문학"으로는 기원 8세기의 데이르 알라 새김글(Deir 'Alla Inscriptions)이며, 데이르알라 새김글 I, II로 나누고 있다. 그리고 엘 문학에 속하는 구약성서는 민수기의 발람 이야기(민 22-24장)와 이사야의 스올 신탁(사 14장)이다. 또한 이 논문은 아삽 시편과 고라 시편도 이 "엘 문학"에 들어갈 수 있는 구약 성서 문서라고 제안한다.
본 논문에서 "엘 문학"은 "엘"(El)이라는 신이 개별성(individuality)을 지니면서 주요 신(a major deity)으로 등장하는 문학을 가리킨다. 다시 말해 "샤다이"(Shadday)나 "엘르욘"(Elyon) 또는 "야훼"(YHWH)와 같은 여러 신들과 함께 등장할지라도 이 신들과 동화되지 않은 채 개별적인 특성(idividuality)을 지니고 등장하는 문학을 말한다. "엘 문학"의 가장 큰 특징은 주로 하나님은 "엘"('ēl) 신명으로 사용한다. 데이르 알라 새김글이나 민수기의 발람 이야기(민 22-24장) 그리고 이사야의 스올 신탁(사 14장) 그리고 아삽 시편 및 고라 시편이 "엘"('ēl)이라는 신명을 특징적으로 잘 사용하고 있어서 이 가장 큰 특징에 들어갈 수 있다. 따라서 성서 밖의 엘 문학으로는 데이르 알라 새김글(Deir 'Alla inscriptions)을 들 수 있고 성서안의 엘 문학으로는 민수기의 발람 이야기(민 22-24장)와 이사야의 스올 신탁(사 14장)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아삽 시편과 고라 시편도 이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들 "엘 문학"은 사용하는 용어나 주제를 서로 공유하고 있다는 점도 말해야 할 것이다. 용어의 경우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나열하기로 한다. 먼저 "엘 문학"에 등장하는 주제를 말하자면 데이르 알라(Deir 'Alla) 새김글의 첫 번째 부분(데이르 알라 I)은 민수기의 발람 이야기와 맥을 비슷하여, "브올의 아들 발람"이 주요 등장인물로 나오면서 "엘"('ēl)뿐만 아니라 "샤다이"(šadday)나 "엘르욘"('elyôn)과 같은 여러 신들의 선견자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데이르 알라 새김글의 두 번째 부분(데이르 알라 II)이 이사야의 스올 신탁(사 14:4-20)이 공유하고 있는 주제는 "스올"이라고 부르는 아래세상이다. 두 문헌이 같은 세계관과 묘사 방식으로 기록된 것이 특히 눈에 띈다.
아삽 시편의 경우 시편 77편과 78편은 출애굽 사건을 그 주제로 삼고 있는데 이점은 민수기의 발람 이야기와 닮은 점이다. 두 문헌 모두 출애굽의 하나님을 "엘"('ēl)이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이것은 출애굽기(6:6)가 출애굽의 하나님을 "야훼"(YHWH)라고 부르는 것과는 구별되는 성서 내의 전통이기도 하다. 특별히 아삽 시편 가운데 대표적인 시편이라 말할 수 있는 77편과 78편의 주제는 출애굽 사건이다. 그런데 시편 77:14와 78:7은 출애굽 사건을 "엘"(El)이 하신 일로 말하고 있다. 따라서 "엘"(El)은 민수기의 발람 이야기 속의 "엘"(El)처럼 개별성을 지니고 있기에 고유명사로 번역할 수 있다. 그리고 고라 시편의 경우 특히 42-49편이 스올이라는 주제로 이어지는데 특별히 49편에서 그 정점을 이루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렇게 시편 49편의 스올 묘사는 데이르 알라 새김글의 두 번째 부분(데이르 알라 II)과 이사야 14장의 스올 신탁과 맥을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이 논문을 통해 필자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엘 문학"(El literature)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 수 있고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 그리고 "엘 문학" 연구를 통하여 필자의 고국인 인도네시아에서 "알라"(Allah)에 대한 무슬림들과 기독교인들의 대화도 더욱 풍성해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