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슬리적 성화영성을 우리 시대의 목회적, 신학적 상황에서 형성하기 위하여 제임스 파울러의 신앙발달론을 효과적인 학제적 연구의 파트너로 삼을 필요가 있다. 웨슬리의 성화영성은 종교개혁의 그리스도 중심적 회심과 고대 동방교회의 성령론에 근거한 영적 발달을 통합한 것이다. 오늘날 회심은 있으나 양육이 없는 그리스도인들의 문제가 교회의 영적 위기를 초래했다. 더욱이 포스트모던 시대의 다원주의 문화와 전통적인 신앙과 영성은 비판적이고 창조적인 대화가 없이는 교회의 영적 위기를 타개할 성화영성의 형성은 불가능하다. 우리 시대의 성화영성의 형성을 위해 웨슬리의 삶과 사상이 신앙발달론적 연구의 대상으로 적합하기에 웨슬리의 은혜의 여정과 파울러의 신앙발달단계들 사이의 상호 조명의 해석이 필요하다. 그리하여 웨슬리의 생애주기를 따라 신앙발달의 단계를 적용하였고, 웨슬리 신학에 대한 새로운 연구를 수용하여 파울러의 웨슬리 해석의 한계를 보완하였다.
영아기 웨슬리의 원초적 신앙, 유아기 웨슬리의 직관적-투사적 신앙, 유년기 웨슬리의 신화적-문자적 신앙, 사춘기 웨슬리의 종합적-인습적 신앙의 단계 발달에 관한 서술에 이어서 청년기 웨슬리의 옥스퍼드 시절의 신앙발달의 문제가 본격적으로 검토된다. 젊은 웨슬리가 영국 성공회의 실천적 신비주의 영성의 환경에서 자신의 거룩한 소명에 대한 비전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개별적-반성적 신앙에 대한 긴 시간 동안의 모색이 이루어졌다. 웨슬리가 부모와 교회의 전통적 권위를 자신의 정체성 수립을 위해 인습적으로 종합하는 단계를 넘어서 주체적으로 실행적 자아의 비판적 성찰을 통해 복음적 회심에 도달한 지난한 여정은 진실로 그의 이십 대부터 삼십 대 중반에 이르는 신앙발달의 지체와 위기를 겪으면서 성취한 영적 투쟁의 열매이다. 또 그의 회심과 더불어 감리교 부흥 운동의 한 가운데서 웨슬리는 이전 단계들을 재요약하여 더 넓고 높은 결합적 신앙의 단계로 전진했다. 웨슬리의 설교와 논술만이 아니라 일기와 편지, 그리고 특히 감리교 연회록은 웨슬리가 실천적 신학으로서 감리교 신학을 구성하면서 결합적 신앙의 성숙한 영성의 형성을 성취한 것을 증언하는 생생한 자료이다. 웨슬리의 독특한 그리스도인의 완전의 영성은 신앙발달의 최종 단계인 보편화된 신앙의 의미와 힘을 담지한다.
웨슬리적 영성형성을 위한 신앙발달론적 의의는 전적인 성화, 즉 그리스도인의 완전을 지향하는 웨슬리적 영성형성이 21세기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하나님 나라를 위한 소명으로 적합하다는 데 있다. 참된 성화영성은 개인의 도덕적 완전에 대한 추구가 아니라, 세속 세계 속에서 공적으로 작용하는 사회적 성결을 말한다. 보수와 진보의 이념적 갈등이 그리스도인의 삶과 교회 안에서도 대화와 공존이 불가능하게 하는 상황을 타개하려면 신앙과 이성, 전통과 혁신, 회심과 발달을 통합할 수 있는 결합적 신앙과 성화영성의 형성을 가능하게 하는 공중적 교회론이 요청된다.
웨슬리적 영성형성을 위한 신앙발달론의 개선점은 그리스도 중심적 회심의 중요성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칭의의 믿음의 대상이며 성화의 믿음의 근거가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를 강화하는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개별적-반성적 신앙이 전제하는 비신화화의 해석학을 넘어서야 하며, 유년기의 신화적-문자적 신앙을 아이코노그래픽-예표적 신앙으로 수정하여 이해함으로써 개별적-반성적 신앙의 비내러티브화의 함정을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웨슬리적 성화영성은 결합적 신앙과 더 나아가 보편화된 신앙으로의 성숙한 발달을 지향함으로써 하나님의 새로운 창조의 동반자로서의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변모의 영성과 동일시할 수 있다.
웨슬리적 영성형성을 위한 신앙발달론적 대안은 시간과 역사 내에서만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와 영원성의 차원에서도 영적 발달을 탐색하는 5차원적 신앙발달론의 구상을 필요로 한다. 이는 후기 웨슬리의 삼위일체 하나님의 우주적 구원의 드라마에 대한 큰 이야기의 바탕에 나선형적 상승운동으로 전개되는 파울러의 신앙발달의 단계들의 이미지를 중첩시킨 것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이야기의 거대한 우주적 드라마 안에서 일어나는 총괄갱신에 대한 성경적이고 신학적인 비전은 웨슬리적 영성형성을 위한 신앙발달론적 대안으로서 변모의 해석학으로 부를 수 있다. 그리고 변모의 해석학에 근거하는 변모의 영성은 기독교 영성의 역사에서 양극을 이루는 모아들임의 영성인 마음의 기도의 구심력과 참여의 영성인 중보기도의 원심력을 선순환하게 하는 기도의 생태학에 의해 배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