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중도지체장애 대학생이 장애인으로 되어가는 과정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어떠한 과정을 통해 변화해 나가는가' 에 대한 체험연구이다. 중도장애는 선천적인 장애와 달리 '사건' 이 발생하기 이전까지 비장애인의 삶을 영위해 온 사람들로 장애가 발생하면 일상생활에 많은 제약을 받게 된다. 이 연구의 목적은 첫째, 중도에 장애를 입은 후 장애인으로 되어가는 경험에 대해 이해를 얻음과 동시에 삶의 의미와 본질을 도출하여 그들의 삶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것이다. 둘째, 대학시기에 있는 장애대학생이 어떠한 경험을 통해 자신을 장애인으로 인식되어 가는지를 연구하고자 한다. 셋째, 장애로 인해 파생되는 정체성 혼란과 같은 정서적·심리적 어려움을 지원할 수 있도록 장애인 대상 상담의 원리를 제안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한 연구참여자는 총 8명으로 비장애인으로 살아오다가 사고나 질병, 질환 등에 의하여 어느 시점에서 중도장애인으로의 삶을 영위하는 대학생에 한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일부 참여자로부터 다른 참여자를 소개받는 눈덩이 표집(snowball sampling)과 다양한 종류의 게이트 키퍼(gate keeper: 연구자와 참여자 사이에 중간다리 역할)들로부터 추천을 받고 소개를 받는 방법을 통해 최종 연구참여자를 선정하였다. 인터뷰 진행시기는 2022년 1월 24일부터 2022년 4월 22일까지, 3개월 동안 반구조화된 질문지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인터뷰는 Creswell(2015)이 제시한 심층면담 절차 및 방법을 최대한 적용하였으며, 대면 인터뷰 외에 비대면 인터뷰(코로나19 상황)를 병행하였고 필요에 따라 장애인활동지원사나 속기사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였다.
연구참여자의 권리 보호 및 연구 안전성을 위해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3항에 근거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장애대학생들이 "장애인으로 되어가는 과정에서 무엇을 경험하는가?" 에 대한 깊이 있는 탐색을 가능하게 하는 현상학적 연구방법의 하나인 Colaizzi의 방법을 적용하여 4개의 범주와 7개의 주제 묶음, 11개의 주제, 19개의 구성된 의미, 53개의 의미진술이 드러났는데, 각 범주에 따른 주제 묶음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연구결과, 중도지체장애 대학생이 경험하는 '장애인 되어감' 은 「장애를 발견」 , 「장애를 거부」 , 「장애를 받아들임」 , 「끝나지 않은 차별과 편견」 으로 도출되며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장애를 발견」 은 "장애를 알게 됨: 타인과 다른 나를 알게 됨/ 타인에 의해 장애를 처음 알게 됨" 으로 나타났고, 「장애를 거부」 는 "장애를 회피함: 장애를 받아들이기 싫음" , "장애에 분노함: 장애를 가진 몸 때문에 화가 남" 의 내용으로 나타났다. 「장애를 받아들임」 은 "장애를 인정함: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삶을 살게 됨/ 생리현상의 해소를 혼자서 할 수 없음" , "장애의 수용: 정신적 수용/ 신체적 한계를 인정/ 법적인 신분의 변화" 로 나타났다. 「끝나지 않은 차별과 편견」 은 "차별과 폭력: 장애가 나타나기 시작한 청소년시절부터 차별과 폭력을 당함/ 성인이 되어서도 차별과 폭력을 당함" 으로 나타나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장애인 되어감을 확인하였다.
이와 같은 결과의 의미는 중도장애인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상담의 기술과 방법을 설계하고 제작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는 중도장애인을 위한 상담 매뉴얼이 없었다. 중도장애인이 장애인으로 되어가는 과정은 어떠한가를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 연구를 통해서 중도장애인이 장애인 되어감의 내용을 알게 되었고 이를 토대로 중도장애인만을 위한 전문적인 상담 매뉴얼을 개발하기 위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즉, 장애인 되어감의 내용을 중심으로 중도지체장애 대학생을 위한 전문화된 상담을 개발하기 위해 '장애에 대한 분노' , '장애의 회피' , '장애의 인정' , '장애의 수용' , '차별과 폭력의 치유' 등 5가지의 주제로 구성되고 이를 통해 상담 매뉴얼을 제작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큰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