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그 원인은 선진국의 무분별한 에너지 과소비를 앞세운 산업화에 있다는 건 모두가 안다. 그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마치 자신들이 지구온난화를 막는 선봉장이 된 듯 소리가 크다.
이런 아이러니는 우리 소방에도 있는데, 제연설비에 대한 인식이 그러하다. 화재시 인명피해의 가장 큰 원인은 연기에 의한 질식사이다. 그런데, 큰 화재가 발생하면 원인을 조사하는데 언제나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가 가장 크게 이슈화된다. 방화구획은 적법한지, 피난과 관련된 설비들은 언제까지 기능하고 있었는지는 항상 보고서를 참고해야 알 수 있는 후순위이다. 화재보험협회의 보험할인 등급 사정기준에도 소화설비 적용 상황에 따라 할인율이 반영될 뿐 피난설비, 제연설비는 해당되지 않는다. 인명보다 재산이 우선되는 자본주의가 보이는 서글픈 현실이다.
연기 제어는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화재 상황은 건축물의 구조와 내부가연물의 위치와 양, 화재 속도와 확산경로 등에 따라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수계, 가스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기는 미압에서도 큰 변화가 발생한다. 또한, 제연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사는 대부분이 중소기업이다. 시장의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제연 설비는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몇 안되는 장비와 자재로 구성되어 있지만, 시스템 목적을 이루기 위한 그 구성품이 직렬로 관계한다. 그 구성품을 움직이는 전기시스템이 있고, 설계부터 유지관리까지 수많은 사람이 관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구성품의 요구성능과 시공방법에 대한 내용까지 부실하기 때문이다.
그 구성품 중 플렉시블 덕트, 제연댐퍼와 구동기, 그릴 및 루버, 덕트 Seal에 대해서만 살펴보았다. 이는 언 듯 보아도 메인 자재들은 아니지만, 그 하나도 기능 수행이 되지 않으면 안되는 소홀할 수 없는 부품들이다.
본 연구는 이상4가지 구성품들의 필요 성능에 대한 관련 시험 기준들을 살펴보았다. 또한, 유사제품의 성능도 함께 검토하여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나 기준이 없는 경우 고려해 볼 사항을 알아보았다. 뿐만 아니라 관련 시방서를 함께 확인하여 시공시의 주의하거나 참고해야 할 바를 제시하였다.
실제 건축물의 설계부터 T.A.B까지 제연설비의 적정 기능 수행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사항을 고려하여 진행한 사례를 통해 개선해야 할 바를 찾아보았다.
끝으로 관련 기술자들의 설문조사는 우리의 현주소를 보여주었다. 보다 세밀한 기준과 시방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건축물에 다양한 문제점이 산재하는 엔지니어링적 해결을 위한 제연 TAB 전문가 양성 및 업무 절차의 제도적 보완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됨을 깨달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