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개정 교육과정의 가장 큰 특징은 계열화, 학습량 적정화와 함께 핵심역량 도입에 있다. 현대사의 내용이 부족하다는 역사과에 대한 지적에 따라 교육과정 개정 논의는 현대사 강화를 위한 방안 마련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교과서 분량 축소가 꾸준히 추구되어 학습의 범위는 늘어나고 교과서 분량은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이전 교육과정의 교과서가 가지고 있는 내용 가운데 일부가 제외되어야만 했다. 그 기준이 되는 것이 바로 핵심역량이었다. 본고는 2015 개정 교육과정 중학교 『역사』 7종 교과서와 고등학교 『한국사』 9종 교과서의 여진 관계와 정묘·병자 호란 서술 내용이 어떻게 서술되어 있는지에 대해 검토하는 것을 중심으로 두었다.
현행 고등학교 『한국사』는 여진 관계에 관해 매우 제한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여진 관계는 귀순 정책, 무역, 여진 토벌, 4군 6진 개척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각각의 내용을 지나치게 단순화하여 각 요소가 가지고 있는 의미는 전혀 다루고 있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사 교과서라는 점에서 기인한 것이기는 하나, 조선의 처지로만 서술되어 주변 국가와 민족에 대한 내용이 매우 부족하다.
정묘·병자호란은 중·고등학교에서 같이 다루고 있는 내용이다. 계열화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내용을 다루고 있으므로 내용 구성과 또 다른 계열화 방안이 파악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요소 차이와 용어 차이만 있을 뿐이다. 호란에 관한 내용만 보면 현행 교육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계열화는 많은 내용을 담기 위한 수단일 뿐, 깊이 있는 이해로 나아갈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없다.
본고를 통해 현행 교과서의 서술 내용과 요소를 분석함으로써 서술상의 한계를 파악하고 개선 방향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교육과정의 개정 목표는 교육목표를 비롯하여 교육과 관련된 모든 단계에 영향을 미친다.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 교육도 변화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역사교육계는 핵심역량이 역사과에 적합하지 않은 개념이라는 이유로 관심을 두지 않았던 탓에 개정에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다. 이로 인해 현행 교육과정의 역사 교과서는 많은 문제를 가지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더 이상 역사교육이 총론에 종속되지 않고 어우러져 개정될 수 있도록 이론적 배경을 마련하는 연구가 이뤄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