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는 한국전쟁 이후 1960년대 인구의 도시집중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빠른 도시화와 경제성장을 경험하였다. 유럽의 선진국들과 북미 국가들이 현재의 도시성장을 가져오는 데는 산업혁명 이후 약 200년의 기간이 경과한 반면에, 한국은 1950년 한국전쟁 이후 불과 70여년의 기간 동안에 그들과 유사한 정도의 도시성장을 이룩하였다. 이렇게 단기간에 도시성장을 이루었기 때문에 많은 부작용이 수반된 것은 사실이다.
인천광역시도 한국 사회의 발전과정을 따라 왔다. 1940년 약 17만명이었던 인천의 인구는 산업화 과정을 거치며 2021년 약 294만명에 이르렀다. 인천광역시의 입지 특성과 한국전쟁이후 중앙집권적 개발방식이 주효하여 괄목할 만한 도시성장을 이루었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은 성장 후유증으로 교통문제, 주택문제, 환경문제, 실업문제, 보건사회문제 등 사회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본 연구는 보건사회 문제로서 주민들의 우울감 경험률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도시의 어떤 특성, 어떤 환경이 주민들의 우울감 경험률과 상관관계가 있을까? 지역사회 환경은 한 개인이 어떤 지역에서 정착해 살아가면서 늘상 접촉하게 되는 다양한 사회적, 자연적, 인위적 조건들의 통합체이다. 지역사회환경의 객관적 지표는 건물·도로 수준, 도시화·산업화 수준, 소음도, 환경오염 정도, 공원면적, 밀도 범죄율 등 다양한 도시특성이 포함될 수 있다. 정신건강은 신체적, 유전적, 심리적 요인 같은 내적 요인과 주거환경, 직장, 학교, 가족 등의 외적 요인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본 연구는 도시특성이 주민들의 우울감 경험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밝히는데 그 목적이 있다. 연구대상은 인천광역시 10개 시군구로 한정하였다. 이를 위해 국가통계포털에 있는 도시특성에 대한 자료와 군·구별 우울감 경험률을 참조하였다.
선행 연구 고찰을 통해 우울감 경험률과 상관성을 살펴볼 독립변수(도시특성)를 도출한다. 도출된 도시특성에 대한 통계치를 국가통계포털에서 수집한다. 기간은 2010년부터 2019년까지로 한정한다. 수집된 데이터는 통계프로그램 STATA를 이용하여 패널자료 분석(Panel Data Analysis)을 실시한다.
본 연구는 다양한 도시특성이 주민 우울감 경험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기존 연구에서 선정되었던 지표를 바탕으로 인천광역시 특성에 맞는 지표를 추출하였다. 인구 및 가구, 산업 및 경제, 토지, 정주환경 4개 부문에서 출생률, 인구 천명당 자연증가율, 인구 천명당 혼인률, 인구 천명당 공장수, 재정자립도, 1인당 녹지지역면적, 1인당 공원면적, 1인당 도시지역면적, 인구 천명당 의료기관 종사 의사수 9개 변수를 추출하였다. 수 많은 도시특성 중에서 주민 우울감 경험률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재정자립도와 인구 천명당 의료기관 종사 의사수로 나타났다. 재정자립도는 주민 우울감 경험률과 부의 상관관계가 있었고, 인구 천명당 의료기관 종사 의사수는 정의 상관관계가 있었다.
따라서 주민 우울감 경험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재정자립도 건전화 방안이 필요하다. 아울러 인구 천명당 의료기관 종사 의사수는 그 지역의 의료서비스 수준을 나타낸다. 주민 우울감 경험률을 낮추기 위해서 인구 천명당 의료기관 종사 의사수를 낮추면 의료서비스 수준 악화로 도리어 주민 우울감 경험률이 상승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인구천명당 의료기관 종사 의사수는 설명력이 없는 변수이다.
당초 다양한 도시특성이 주민 우울감 경험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거라고 가정하였다. 연구 결과 재정자립도, 인구 천명당 의료기관 종사 의사수를 제외하고는 주민 우울감 경험률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따라서 도시정책자, 도시계획자는 일부 특성만 감안하여 보다 과감하게 도시정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