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도시는 고도의 팽창과 단지 단위의 개발에서 벗어나 삶과 시간의 흔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유산에 대한 재사용의 가치가 대두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도 독일의 Elbphilharmonic hall, 미국의 Hearst Tower 등과 같은 도시 유휴공간의 재활용은 긍정적인 지역 재생의 사례이자 유휴시설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다. 최근 서울시는 공모전과 연구용역을 통해 철거 대신 이것을 활용하는 방안으로 유휴시설을 문화유산, 도시 유산, 산업 유산 등으로 지정하여 보존하고 주거지역이나 공공 공간으로 재활용을 주제로 유휴시설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지역성 회복을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시설의 재활용 사례를 살펴보면, 대규모의 산업시설이나 공터가 아닌 경우 기존 시설의 유형과 형태와는 관계없이, 장소적 특성이 미반영된 획일적인 계획의 경향을 보였다. 또한 고밀도 도시 내에 파편적으로 존재하는 시설의 경우 물리적 한계로 인해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는 현대의 도시는 단위 면적당 필요한 기능과 시설이 증가하지만 도시 인식 범위는 줄어들며, 이것은 단일 건축물에서 용도의 다양성과 유연성이 요구되고, 급변하는 라이프 스타일과 장소의 차별성과 고유성을 기반으로 가치 향상 전략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에 근대 이후 도시계획에 있어 매개 공간의 개념이 적용되는 범위가 점차 확대되면서 매개 공간의 기능과 쓰임이 독립적으로 발전하며, 현대 도시에 요구되는 복잡하고 복합적인 구조와 관계를 해결하고자 했다.
본 연구에서는 도시 내에 적용 가능한 건축 계획적 방법론을 도시의 유산으로써 건축물이 가지는 매개적 특성과 그 자체의 매개 공간으로 작동하는 건축물에 대해 순환적 동선의 적용을 통해 수직증축 리모델링 모형을 제시하고자 한다. 본 논문의 결론에 해당하는 디자인 계획안은 서울시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구) 미국 문화원 부지를 대상으로 한다. 이는 밀집된 도시 내에 위치한 도시 유산 재활용의 도시의 매개 공간의 적용 방법에 대한 연구이며, 동시에 지속 가능한 지역 중심의 계획을 위한 연구로써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