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라고도 불리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유튜버가 사회에 미치는, 특히, 자극적 콘텐츠나 가짜뉴스 등의 유포 같은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논의가 대부분이다. 반대로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사회로부터 받는 영향 및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놓인 환경에 대한 논의는 적은 편이다. 하지만 유튜브 플랫폼과 관련된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이에 따라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과 삼고자 하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는 이상,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놓인 환경에 대한 논의와 분석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본 논문의 취지는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속한 생태계를 분석하고 이를 인문학적으로 해석하여 의미를 파악하는 데에 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제작한 영상 콘텐츠를 유튜브 플랫폼에 업로드하고, 유튜브 플랫폼은 이에 동영상 광고를 부착하여 광고 수익을 창출하며, 이 수익은 유튜브 플랫폼과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나누어 가진다. 현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 시스템은 집계되는 시청 시간이 높은 채널의 영상을 더욱 추천하기 때문에, 영상의 길이가 길고 업로드 주기가 잦은 채널의 영상을 이용자에게 더욱 노출한다. 따라서 집계되는 시청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은 유튜브 채널의 영상은 덜 노출되고, 동영상 광고 수익이 비교적 적은 편이다.
동영상 광고 수익이 적은 채널들은 동영상 광고 이외의 수입원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취하기에 유튜브 채널의 경제적 환경, 수익 다원화 구조를 파악하기 위한 분석 대상으로 적절하다. 이와 같은 종류의 채널 중 대표적인 것은 자작 애니메이션 영상 작업물을 업로드하는 애니메이션 유튜브 채널이다. 애니메이션 제작은 노동집약적이기 때문에 영상의 길이가 짧고, 업로드 주기가 길어 집계되는 시청 시간의 길이가 짧기 때문이다.
본 논문은 연구 대상의 애니메이션 유튜브 채널이 동영상 광고 이외에 취하는 수입원을 크게 세 가지, 시청자 및 팬의 직접적 금전 후원, 직접적 광고 대행, 상품 제작 및 판매의 카테고리로 분류하여 조사한다. 또한, 서로 다른 유튜브 생태계가 유튜브 채널이 취하는 수익 다원화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의 애니메이션 채널을 각각 10개씩 선정하여 그 수익 다원화 구조를 조사하고 나타나는 차이점을 분석한다.
본 논문은 이 연구 내용을 빌렘 플루서의 '사진의 철학'을 적용하여 해석한다. 빌렘 플루서는 『사진의 철학을 위하여』에서 사진기와 그 프로그램, 그리고 그 상위 단계인 사진 업계의 프로그램이 사진사로 하여금 특정한 종류의 사진만을 찍도록 제한하고 유도한다고 설명했고, 그렇기에 이를 문제시 삼고 고민하는 사진의 철학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도 같은 상황에 놓여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특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콘텐츠를 선호하며, 이 기준에 반하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크리에이터는 나름의 활로를 찾지만, 이 역시도 유튜브 생태계 내에서 정해진 특정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논문은 '사진의 철학'에서 논하는 작동인, 블랙박스, 프로그램이라는 개념이 유튜브 플랫폼의 유튜브 크리에이터, 유튜브 알고리즘, 유튜브 생태계에 적용될 수 있으며, 이 적용을 따라 해석할 때,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창작 자유가 구조적으로 제한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음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 해석을 바탕으로,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창작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창작 자유가 제한되는 현상과 원인을 인식하는 '유튜브 철학'의 필요성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