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미세플라스틱 환경 오염의 심각성이 대두됨에 따라, 해양, 담수, 퇴적환경에서의 미세플라스틱의 오염 현장 실태 및 생태학적 위해 성 평가에 관한 많은 연구가 활발히 수행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5 mm 크기 이하의 합성 고분자화합물로, 소수성질 및 큰 비표면적으로 인해 환경 중에 잔존하는 중금속, 잔류성 유기오염물질 등을 표면에 흡착시켜 이들의 장거리 이동에 관여하며, 이는 내분비계 호르몬 교란, 성장 및 생식 저해, 먹이사슬을 통한 생물학적 농축 등 잠재적인 생태독성 영향을 내포하고 있으며, 인간의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다. 또한, 강이나 바다로 유입된 미세플라스틱은 담수 및 해양 생태계를 크게 악화시키고, 해류 및 대기의 이동을 통해 인간의 활동이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원양 해역이나 극지방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강, 낙동강, 인천 연안/경기만 및 남해안 등을 중심으로 미세플라스틱 오염 현황 조사 연구가 수행되었으며, 많은 양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바 있다.
한편, 최근 발간된 PlasticEurope (2020)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유럽의 플라스틱 연간 수요량은 약 5,070만 톤으로 추정되며, 그 중 폴리에틸렌 (PE)와 폴리프로필렌 (PP)는 전체 플라스틱 수요량의 각각 29.8%, 19.4%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는 환경 중에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의 상당 부분이 PE 또는 PP로 구성되어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 실제로 환경에서 검출되는 미세플라스틱의 주요 성분이 PP 또는 PP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미세플라스틱의 생성과정에는 물리학적 마모, 광화학적 산화 반응 및 생물학적 분해 반응 등이 관여한다. 특히, 장기간의 플라스틱 생물학적 분해과정은 생물이 가지고 있는 특이적인 산화효소나 가수분해효소에 의해 촉진되기도 하며, 중간산물은 탄소원 및 에너지원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CH₂-CH₂-의 단량체로 구성된 PE의 경우, 다른 플라스틱 성분에 비해 가수분해 유도 작용기 (에스테르 (-COO-), 아마이드 (-C(=O)NH₂), 탄산염, 우레탄 (HNCOO-) 등)가 없어 생물학적 분해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실제 환경에서는 매우 이질적이며 다양한 종류의 균주가 혼합된 상태로 존재하며, 이들의 플라스틱 분해 및 풍화 작용은 훨씬 더 복잡하게 전개된다. 본 연구에서는 국내 하구 및 토양 환경을 대상으로 미세플라스틱 오염 분포 거동을 조사하고, 환경 중에 분포도가 높은 PE 미세플라스틱에 대하여 환경 중에서 분리한 세균 군집의 분해 가능성을 평가하고, 그 분해 기작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국내 하구 및 토양 환경 내 미세플라스틱 오염 분포 거동을 조사하기 위해, H강 하구 및 I 연안의 수층 시료와 경기도 남양주시 소재 N 농장의 토양시료를 채취하였으며, 수층 및 토양 시료로부터 추출한 미세플라스틱은 현미경이 장착된 적외선 분광기 (μ-FTIR)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먼저, H강 하구 및 I 연안의 수층 부유 미세플라스틱 (330 ㎛~5 mm)의 오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 연평균 풍부도는 H강 하류 2.15 ± 0.54개/m³, G섬 인근 6.12 ± 0.96개/m³, I 연안 2.11 ± 0.60개/m³, 및 D섬 인근 1.71개/m³로 나타났다. 이때, 플라스틱 구성성분은, PE 〉 PP 〉 폴리스타이렌 (PS) 〉 기타 (혼합 재질, 플라스틱 첨가제 포함) >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PET)/폴리에스테르 (Polyesters)의 순서로 높게 검출되었다. 한편, 토양 시료 내 미세플라스틱 분석 결과에서도 PE와 PP는 빈번하게 검출되는 플라스틱 성분으로 제시되었으며, PET, PS, 폴리염화비닐 (PVC) 성분의 미세플라스틱 개체가 소수로 발견되었다. 토양 시료 내 미세플라스틱 (20 ㎛ ~ 5 mm) 농도는 약 205~310개/kg (건조토양중량 기준)으로 추정되었다. 각 환경에서의 미세플라스틱 풍부도와 구성성분을 검토한 결과, 각 환경으로의 플라스틱 유입 경로와 환경 풍화 인자가 미세플라스틱 분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한편, 하구 및 토양 환경에서 높은 수준으로 검출된 PE 성분에 대해, 매립된 플라스틱 혼합 폐기물로부터 분리, 동정한 미세플라스틱 분해능이 우수한 세균 군집을 이용하여 생물학적 분해 거동 특성을 평가하였다. 분리된 세균 군집 중 Paenibacillus spp. 및 Bacillus spp.은 구형의 PE 미세플라스틱을 유일한 탄소원으로 포함한 영양배지에서 우점종으로 나타났으며, 분해 시험 60일 경과 후, 미세플라스틱의 건조 중량과 평균 입자 직경이 각각 14.7%, 22.8% 감소하였다. 또한, 미생물은 미세플라스틱 표면에 군집을 형성하면서 PE 미세플라스틱의 화학적 구조를 변화시키고, 생분해 처리된 PE 미세플라스틱으로부터 쉽게 용출이 가능한 유기물질의 종류 및 농도에 영향을 미친다. 가스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기 (GC-MS)를 이용하여 해당 물질을 모니터링한 결과, 미생물의 공격에 의해, 분해 초기단계에서는 미세플라스틱 입자에서 용출되는 유기물질의 농도가 현저하게 감소하였고, 이후 시간의 경과에 따라 플라스틱으로부터 유기물질이 용출되어 그 농도가 다시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열중량분석 (TGA) 결과, 생분해 처리된 PE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570℃ 이상의 온도에서 생물학적 처리를 하지 않은 플라스틱 입자에 비해 열적 안정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미생물에 의해 미세플라스틱 사슬 구조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상기 세균 군집의 PE 미세플라스틱 분해 거동을 규명하기 위해, FTIR과 시차주사열량계 (DSC)를 이용하여 정량적 지표 (카보닐 결합 지수 (CBIs), 이중 결합 지수 (DBIs) 및 결정화도 (Crystallinity))를 비교, 평가하였다. 연구 결과, PE 미세플라스틱은 Norrish type II 반응 및 에스테르 생성 반응에 의해 생분해가 진행되며, 사슬절단 (Chain scission)과 가교 (Crosslinking) 현상이 경쟁적으로 나타남을 확인하였다. 또한, PE 미세플라스틱으로부터 용출되는 유기화합물의 농도 변화와, 미생물 군집 구조 및 생화학적 특성의 변화는 CBIs, DBIs, 결정화도의 변화와 유기적인 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접종한 미생물량에 따라 플라스틱 분해 메커니즘이 다소 상이하게 진행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상의 연구 결과는 환경시료로부터 미세플라스틱 추출 및 분석 방법의 정립 및 환경 풍화 미세플라스틱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며, 미세플라스틱의 실제 환경 분포 조사를 기반으로 미세플라스틱 주요 발생원의 규제 및 맞춤형 저감 기술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본 연구와 같이 미세플라스틱 또는 플라스틱이 장기간 축적된 환경에서 플라스틱 분해 핵심 균주를 분리, 동정하고, 이에 대한 대사공학적 접근을 통한 분해 처리 공정 최적화를 통해 효과적인 생분해 처리 공정 기술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