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은 항상 '새로운' 자극을 원한다. 브랜드에서는 이를 충족시키고자 차별화를 위하여 다양한 컨셉을 전개해왔으며, 모든 것이 때가 있듯, 놈코어, 킨포크, 키치를 지나 그로테스크한 마케팅 컨셉이 시장에 등장하였다. 개인화와 차별화는 소비자들에게 있어 꾸준히 추구된 가치로, 비주류 문화로 치부되던 그로테스크는 소비자들에게 이를 제공해줄 수 있는 전략으로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그로테스크가 마케팅 컨셉의 일환 중 하나로 소비자와 브랜드의 관심을 모두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관련된 연구는 미학, 문화·예술, 그리고 패션 분야에서 사례분석 위주로 진행되어 왔으며, 소비자들의 소비 동기 그리고 소비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들에 대해서는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이에 본 연구는 소비자의 전 소비 과정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질적 연구방법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또한, 선행 연구가 부족한 것을 고려하였을 때, 미지의 현상을 이론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근거이론이 적합하다고 판단하여 이를 기반으로 현상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특히 소비자들이 그로테스크한 마케팅 컨셉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감정과 인지 그리고 이에 대한 반응인 행동까지 확대시켜 소비 과정을 포괄적으로 살펴보았다. 더불어 확산이론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유형을 분류하고, 집단에 따른 반응을 살펴보며 그로테스크한 마케팅 컨셉에 대한 개념적 구조를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주로 미학에서 다루어지던 그로테스크를 소비자학에 접목시켰으며, 기존 '기괴함, 잔인한'의 일종으로 치부되던 그로테스크가 마케팅 컨셉으로 사용되었을 때 소비 과정을 알아보는 것이 목적으로 하였다. 연구 자료의 수집을 위하여 2021년 5월부터 10월까지 5개월에 걸쳐 실시되었으며, 국내의 20, 30대 소비자 18명을 대상으로 1:1 심층면접을 진행하였다. 연구 대상자 선정 조건으로는 그로테스크가 패션 분야에서 자주 연구됨을 고려하여 패션 관심도가 높고, 미학 분야에서 그로테스크한 마케팅 컨셉을 실시하고 있다고 부분적으로 증명된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를 경험한 소비자를 고려하였다. 또한, 연구의 타당성과 신뢰성을 위하여 참가자들이 스스로 자극물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를 위해 사전에 연구대상자에게 요구되는 이미지는 다음과 같이 크게 4가지이다. 첫째, 최근에 접하였거나 기억에 남는 이미지, 장소 등 본인이 생각했을 때의 그로테스크한 것, 둘째, 기업에서 마케팅적으로 활용한 그로테스크한 컨셉의 제품, 가수의 영상 등, 셋째, 그로테스크와 무관한 것으로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이미지, 마지막은 본인 스스로를 가장 잘 나타내는 이미지로 이 또한 그로테스크와 무관하다. 연구자는 또한 참가자에 따라 젠틀몬스터에 대한 경험이 상이할 것이라 보고, 공통적인 자극을 제공하기 위하여 젠틀몬스터의 이미지를 자극물로 제작하였다. 결과적으로 연구 참가자들에 의해 총 130개의 자극물 이미지가 수합되었으며, 연구자가 수집된 자극물과 인터뷰 자료를 토대로 근거이론을 통해 분석을 실시한 결과 총 235개의 개념, 60개의 하위범주 그리고 19개의 상위범주가 유목화되었다. 축 코딩 과정을 거쳐 소비 과정을 설명하는 패러다임 모형을 도출하였으며,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그로테스크한 마케팅 컨셉의 등장 원인이 되는 인과적 조건은 '새로운 컨셉의 필요성' 그리고 '미디어가 만든 취향의 테이스트'로, 새로운 컨텐츠의 수요와 공급이 증가하였기 때문이라 보았다.
둘째, 그로테스크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주는 맥락적 조건으로는 '유교사상 기반의 해체 과정'이 도출되었다. 이는 경제의 변화 및 디지털 매체의 발전으로 인하여 기성세대와 신세대에서 보여주는 주요 특징이 달라졌기 때문으로 유교적 사상을 기반으로 형성되었던 국내의 주요 형질이 변화되고 있다고 보았다.
셋째, 중심현상은 '그로테스크한 마케팅 컨셉에 온·오프라인으로 노출'되고 있음을 들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상위 범주로는 '새로운 컨셉의 출현', '온·오프라인 경로를 통한 다양한 영역에서의 노출'이 도출되었다. 참가자들은 브랜드 뿐만 아니라, 아티스트, 문화·예술, 게임 등 다양한 대중문화를 통해 이를 경험하고 있었으며 특히 시각적인 요소부터 공간을 경험하는 행위로까지 경험이 확대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넷째, 그로테스크한 마케팅 컨셉을 소비하는데 있어 이를 촉진하거나 완화시키는 중재적 조건으로는 '유행 혹은 취향에 대해 사람마다 다른 태도'가 도출되었고, 세 가지의 집단으로 나뉘어졌다. 먼저, '나만의 뚜렷하고 차별화된 취향을 추구하는 집단'은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비주류한 감성을 추구하고 있었으며, 유행에 휩쓸리지 않는 특징을 보였다. 두 번째로, '주변인이나 유행을 따르는 집단'은 새로운 주류문화가 나타나면 이를 추구하는 특징을 보였으며, 남들과 다르게 보이고 싶은 의도가 다분하였지만, 상황적인 요인에 의해서 행동의 결과가 달라지는 것이 보여졌다. 마지막으로, '취향에 무관심하거나 변화를 싫어하는 집단'은 패션 관여도가 낮거나 심플한 제품을 선호하며, 이들은 기존의 주류문화를 선호하는 것으로 변화에 대해 무관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섯째, 그로테스크한 마케팅 컨셉의 소비 과정을 통해 취해지는 작용-상호작용 전략은 컨셉에 대한 인지와 감정으로 구분되었다. 인지의 상위범주는 크게 네 가지로, '그로테스크한 마케팅 컨셉은 현재 유행이지만 여전히 비주류에 속함', '비주류이지만 높은 퀄리티로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니치 브랜드', '이목을 끌기 위한 일시적인 마케팅 전략', 그리고 '이해가 안됨'이 도출되었다. 또한, 감정으로는 PAD 이론을 기반으로 Pleasure, Arousal, Dominance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인지에 있어 참가자들은 그로테스크한 마케팅이 대중적인 브랜드보다는 니치 브랜드에서 실행해야 되는 컨셉으로 보고 있었으며, 브랜드에 기대한 컨셉이 아닌 그로테스크한 마케팅을 실시할 경우 실망하고 더 나아가 브랜드의 정체성을 잃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여섯째, 그로테스크한 마케팅 컨셉의 소비 과정 결과는 확산이론의 혁신 수용단계 내 소비자 유형을 기반으로 분류할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Grotesque Lover(Innovator), Grotesque Influencer(Early Adopter), Grotesque Follower (Mainstream) 그리고 Grotesque Hater(Laggard)로 총 네 부류의 소비자 집단이 확인되었다. 유형에 따라 그로테스크한 마케팅 컨셉의 제품을 구매하는데 있어서는 상이한 반응을 보였지만, 매장을 방문하거나, 카페에서 디저트를 먹는 행위와 같은 경험에 있어서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결과적으로 본 연구는 그로테스크한 마케팅 컨셉의 소비 과정을 S-O-R모델 기반으로 정리하여 도출하였다. 즉, 소비자들은 기존과 다른 새로운 컨셉을 필요로 하고 있었으며(인과적 조건 : S), 시장에 출현한 그로테스크한 마케팅(중심현상 : S)에 대하여 해당 컨셉에 대한 감정과 인지, 즉 태도(작용-상호작용 전략 : O)를 바탕으로 접근(Grotesque Lover, Influencer, Follower) 혹은 회피(Grotesque Hater)반응을 보이고 있었다(결과 : R). 이러한 결과는 향후 정량 연구의 기틀을 마련하였다는 점에 있어 학술적 의의를 지닌다. 또한, 다양한 마케팅 컨셉이 현재 소비시장에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해당 마케팅에 대한 귀납적 추론을 진행하고, 확산이론을 기반으로 집단을 구분하여 그로테스크한 마케팅 컨셉의 소비현상에 대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였다는 점에 있어 의미가 있다. 뿐만 아니라, 소비 과정 및 소비에 미치는 영향 요인들을 도출하여 브랜드의 소비자 타겟에 맞는 전략을 제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무적 의의를 가진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아직까지 마케팅 분야에서 학술적 논의가 희소한 그로테스크한 마케팅 컨셉에 대해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근거이론적 접근을 활용하여 전반적인 소비 과정을 살펴본 연구이다. 추후, 본 연구를 통해 도출된 각각의 패러다임 요소와 이를 구성하는 범주 등의 요소를 기반으로 본 연구에서 제안한 S-O-R 모델을 이용한 양적 연구의 진행을 제안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