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특수교육 학습자들을 위한 현행 기본교육과정 사회과(역사) 영역의 내용과 구성이 적합한지를 검토하는 데 일차적 목적을 두었다.
이를 위해 역사교육학·특수교육학 분야의 선행연구들과 사회과 교육부 고시 자료 등을 근거로 특수교육 대상자들을 위한 사회과(역사) 교육에서 ① 역사적 사고력 ② 민주적 가치와 태도를 지향하는 시민의식 ③ 문화·예술 소양을 주된 교육목표로 상정했다. 이를 중심으로 3장에서 2015 개정 기본교육과정의 학교급별 사회과에 내포되어 있는 역사교육 내용 요소를 살펴보았고 4장에서는 먼저 고등학교 사회과 내용 체계를 분석하고 다음으로 고등학교 사회과에 포함된 역사교육 학습 내용에 나타난 문제점을 중점적으로 분석하였다. 그 결과 ①과 관련해 과거 사실을 단편적으로 기술해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과거, 현재, 미래의 흐름 속에서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②의 경우 현행 특수교육 기본과정 교과서는 민주적 가치와 태도를 지향하는 시민의식과 관련해 그 서술 방향과 내용 체계가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 다만 특수교육 학습자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교육, 즉 비장애 학생들과 구분되는 '맞춤형' 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공통교육과정과의 일관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효과적인 지도 방법을 고안해 냄으로써 장애인 인권과 복지에 관한 실무적인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이외에도 4·19 혁명이나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대표 사례로 들어 그 의의를 소개하고 있지만, 오늘날 우리가 향유하는 민주주의와 인권, 자유, 평등과 같은 핵심적 가치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과 기여를 했는지 충분히 연계해 설명하지 않고 있다. 이는 향후 교과서 내용의 보완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③의 경우도 문화·예술 및 취미 생활과 관련하여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는 데 있어 주안점이나 감상에 필요한 역사적 배경지식을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 장애로 인해 다양한 학습상의 제약을 가진 특수교육 대상자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방법(학습 환경의 개선)이 일부 보완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현장 중심의 참여·활동 역사교육이 되도록 여가선용의 차원에서 보다 다양한 문화·예술 장르를 소개하고 이를 향유하기 위한 실질적인 배경지식과 기본소양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보완될 필요가 있다.
이상의 논의를 바탕으로 향후 기본교육과정의 역사교육 방향 설정을 위한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2015 기본교육과정과 공통교육과정에서 공통으로 표방하고 있는 목표가 특수교육대상자의 요구에 부합하는지 보다 면밀한 질적 연구가 필요하다. 장애 정도 및 장애 특성과 성취수준 사이의 상관관계 등을 분석해 최대한 교육대상자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학습 목표와 내용의 개선이 필요하다. 특수교육 학습자들에게 적합한 내용 요소를 보다 다양하게 포괄할 수 있는 교과 교육을 위한 기초로써 사전에 교육대상자들의 요구에 귀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특수교육 기본교육과정 교과서 가운데 문화·예술 관련 내용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소개된 문화재들이 대부분 시각적인 행위나 건축물 등에 편중되어있어 관련 활동에 제약이 있는 교육생들을 소외시킬 여지가 있다. 추후 이를 고려해 다양한 대안 콘텐츠 연구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예를 들어 사회적 의미가 있는 문화여행, 역사유적지 탐방 등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자료, 문화 관광지 공식 홈페이지와의 연계, 오감(五感)을 고루 활용하는 게임 콘텐츠 등이 문화예술 관련 내용과 병행될 때 그 교육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생각된다. 또 문화재에 담긴 역사적 의미, 유사한 작품들을 감상하는데 필요한 실용적 배경지식을 함께 전달하도록 구성해서 실제 학생들의 취미로 이어지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특히 많은 특수교육 대상자들이 신체적, 정신적 어려움과 사회적 제약으로 이동반경이 넓지 않다는 점에 유념해 교과서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셋째, 민주적 가치와 태도를 지향하는 시민의식과 관련해 특수교육 학습자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복지에 관한 실무적인 내용이 좀 더 보완될 필요가 있다. 원론적으로 바람직한 시민의식함양은 의무와 권리를 동등한 비중으로 가르치는 것이 통합교과의 취지에 맞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다양한 배려와 복지를 필요로 하는 특수교육 대상자들의 입장과는 유리된 것일 수 있다.
또한, 민주주의와 인권의 발전과정과 관련해 장애인 인권의 신장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방식도 고려해 볼 만 하다. 예를 들어 장애인 인권 신장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던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내용을 다루며 민주주의와 인권의 의미를 전달한다면 이는 특수교육 기본교육과정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통합교육의 취지에도 어긋나지 않는 접근법이 될 것이다. 이 연구가 현행 특수교육 기본교육과정 사회과의 역사 영역과 관련해 일차원적인 수준에서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데 그치고 있지만 향후 역사 영역 전체를 아우르는 체계적인 후속 연구의 출발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