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마케팅'은 직관적으로 개인의 소비 욕구를 이끌어낸 대표적인 방법이다. 21세기에 들어 제품의 성능과 서비스가 상향평준화되면서 기능보다는 감성으로 제품을 알리는 것이 더 차별화된 방법으로 부각되었다. 이에 더하여 컬러마케팅은 제품 및 서비스를 구매하는 소비자의 욕구에 보다 효과적으로 부응하면서 컬러에 대한 사회문화적인 이미지까지도 형성해 왔다.
컬러마케팅에서 나타난 색상의 연상 이미지와 이의 변천을 탐구하기 위해, 수많은 시장의 색상 중 '분홍색'을 연구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이는 분홍색이 최근까지 주로 여성의 색으로 사용되어 왔지만, 본래는 중세시대부터 남성을 연상하는 색이었다는 점에서 연상 이미지가 컬러마케팅을 통해 다른 성별로 전이되어 온 변화를 보여주는 매우 흥미로운 색이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는 분홍색을 두고 MZ세대로 대표되는 소비자들이 최근에 떠올리는 이미지를, MZ세대 내에서도 M세대와 Z세대로 세분하여 이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컬러마케팅 사례를 통해 고찰하였고 설문조사를 통해 현재의 변화 양상과 대두되는 성 평등 이슈까지 면밀하게 관찰할 수 있었다. 연구의 진행을 위한 사전 조사 과정에서는 15년 이상 경력을 지닌 마케터, 기획자, 디자이너 전문가 등 약 12인 이상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이를 통해 분홍색에 대한 과거와 현재의 연상 변화가 주로 성별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으며, 현대 분홍색에 주어지는 연상 이미지가 여성의 색을 넘어 다양한 개인적인 성향을 수용할 수 있는 다각화가 일어나고 있을 것임을 전망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발견을 중심으로 소비자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1차 조사에서는 250명을 대상으로 분홍색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를 조사하여 유의미한 연구 응답자 233명을 통해 도출된 현대 소비자의 분홍색 연상 언어 15가지를 파악하였다. 이후 심화 연구를 위해 분홍색의 범위를 톤(Tone)을 통해 분류하였고, 객관적인 정량 자료를 위해 약 115명을 대상으로 2차 조사인 대면 설문조사를 진행하여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밀레니엄 M세대(1995~1981년생)와 Z세대(2005~1996년생)를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Z세대의 경우 성별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 문화에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확인되었고, 연상의 다양성에도 매우 차이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성별에 따라서도 분홍색에 대한 연상 과정에 차이가 나타났는데 남성은 주로 여성을 주체로 이미지를 연상하는 편이었으며, 여성은 감정이나 문화를 통해 더 많이 연상하는 편이었다.
톤에 따른 분홍색의 심화 연구에서는 선행연구와 다른 결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일본 색채 연구소에서 발표했던 PCCS 색 체계에서의 톤 연상과 비교했을 때, 기존 연구 자료에서는 주로 아주 연한(Light, Pale) 분홍색 톤에서 '여성적인' 연상이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이루어진 설문조사에서는 M세대의 경우 동일한 '여성적인' 키워드에서 여전히 아주 연한(Light) 톤으로 분홍색을 연상하였지만, Z세대는 더 선명하고 진한 분홍색인 밝은(Bright) 톤에서 해당 이미지를 떠올렸다. 이를 통해 분홍색의 연상 이미지가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변화되고 있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었다.
연구의 결론을 요약하자면, 현대의 분홍색은 이전에 고착화된 '여성의 색'이라는 편견에 가까운 인식을 이미 넘어선 단계라고 판단되며,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하여 분홍색이라는 색상을 사용할 때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더욱 세분화될 개개인의 성향과 함께 연상 이미지 또한 넓어지고 매우 달라질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였다. 이에, 기업에서도 장차 분홍색을 활용한 브랜드 컬러마케팅을 실행하기에 앞서 사회적 담론에 기인한 현대 소비자의 변화된 연상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