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태안에서 발생한 석유 유출 사고 후, 사고지역에 대한 오염도 변화를 모니터링하기 위하여 해양 퇴적물 환경의 분포 특성을 파악하였다. 이를 위해 서해안 지표면 퇴적물의 지역별·계절별 특성 및 오염도를 분석하였다. 또한, 직접 오염 지역인 태안, 천수만, 인천, 무안 정점의 갯벌에 대한 조사를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수행하였고, 해당 지역에 대한 표층 및 아표층 퇴적물 내 화학적산소요구량(Chemical Oxygen Demand, COD), 강열감량(Ignition Loss, IL), 산휘발성황화물(Acid Volatile Sulfide), 중금속(Li, As, Pb, Cd, Cu, Cr, Zn, Ni, Hg)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 농도를 측정하였다.
퇴적물의 입도를 분석한 결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원면 지역을 기준으로 남쪽에 위치한 지역 대부분의 입자크기가 증가하면서, 퇴적물 입자의 구성성분이 조립질인 경향을 보였다. 입도의 분포는 지역별·시기별로 각각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 분급도가 다양해졌으므로 전반적으로 불량한(poorly sorted) 분급도를 보인다. 하지만, 점점 입자의 크기가 균일한 모래의 비율이 45.8%에서 76.4%로 증가하며 양호한(well sorted) 분급상태를 보이고 있어 해양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계절의 변화에는 관계없이 모래와 실트의 분포가 우세한 특징을 보였다.
유기물의 지역별 분포를 분석한 결과, COD와 IL은 전반적으로 고남리와 도리포에서 높게, 신두리에서 낮게 나타났고, 산휘발성황화물은 대체로 진산리에서 높았으며 신두리에서 낮았다. 계절별 특성은 대체로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유기물의 분포도가 높았다. 중금속과 PAHs의 특성으로는 소근리와 도리포에서 여름·가을에 고농도를, 신두리와 모항리에서 봄·겨울에 저농도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유기물과 중금속, PAHs의 농도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높은 농도를 나타내었던 고남리 지역의 COD 농도는 평균 4.87 mg/g·dry weight에서 4.74 mg/g·dry weight로 감소하였고, 도리포 지역의 COD 농도도 평균 5.58 mg/g·dry weight에서 4.36 mg/g·dry weight로 감소하였으며, 황화물량이 많았던 진산리 지역의 AVS 농도는 0.035 mg/g·dry weight에서 0.029 mg/g·dry weight로 감소하였다. 여름과 가을에 고농도를 나타낸 도리포 지역의 PAHs 농도는 4.25 ng/g·dry weight에서 2.18 ng/g·dry weight로 감소하였고, 퇴적물 내에 함유되어 있는 9개의 중금속 중 4개의 중금속(비소, 카드뮴, 크롬, 니켈)의 농도가 점점 감소하였다. 다만 유기물 함량을 나타내는 강열감량의 농도는, 높은 농도를 나타낸 도리포 지역 기준 2~3%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오염도를 낮추기 위한 지속적인 정화 활동이 필요하다.
위와 같은 결과에 따라 유류사고 이후 서해안의 해양퇴적물의 성상 변화를 분석해보면, 지속적으로 오염농도 기준 이하의 양호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을 뿐 아니라 대부분의 측정값이 감소하고 있으므로 해양환경이 개선된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