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가 복잡해지고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비용이 수반됨에 따라 기존 공공부문의 역량만으로는 어려워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민간부문의 자원과 역량을 활용하기 위해 출자·출연기관을 설립하였다. 본 연구는 최근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의 증가 요인이 제도적 압력과 자원 확보 측면으로 인식하고 이를 검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제도주의 조직이론에 따르면 조직은 제도적 환경이 요구하는 규범과 압력에 순응함으로써 사회적 승인과 정당성, 그리고 조직에 필요한 자원을 보상받게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조직이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은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동형화의 압력이며 이는 민간조직보다 공공조직에서 더 크고 민감하게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또한, 자원의존이론에서는 어떠한 조직도 자급자족할 수 없으며 환경으로부터 자원을 획득해야 생존할 수 있으므로 자원 공급자에 대한 관계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본 연구의 대상인 출자·출연기관도 공공조직으로서 상당한 동형화 압력을 받을 것으로 생각하며 대부분의 운영 재원을 지방자치단체로부터 획득하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의 역량이 출자·출연기관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할 수 있다.
기존 공공조직의 구조 변화, 의사결정 행태 등에 제도적 압력과 자원 확보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는 다양한 조직을 대상으로 분석하였으나, 출자·출연기관과 관련된 연구는 현황 분석을 통해 제도를 개선하거나 단일기관 또는 개별 광역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분석하는 연구가 대부분이다. 조직군 생태이론에 따르면 개별조직 수준의 분석으로는 조직과 환경 간에 관계를 제대로 분석하기 어려우므로 적어도 개체군 이상으로 분석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므로 본 연구에서는 광역자치단체로 분석수준을 결정하였다.
광역자치단체 수준에서 출자·출연기관 증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광역자치단체의 출자·출연기관에 대한 시계열(time series, 2002~2019년, 18개년) 자료를 수집하였다. 또한, 가산자료이며 과대산포된 변수의 특징을 고려하여 음이항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출자·출연기관 증가 요인을 제도주의 조직이론과 자원의존이론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제도적 압력과 자원 확보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었다. 무분별한 출자·출연기관의 설립을 막고자 중앙정부에서 시행된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은 출자·출연기관 증가를 제약하는 강압적 동형화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권역 내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 수는 주변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 설립을 촉진하는 모방적 동형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예산이 많은 지방자치단체일수록 출자·출연기관 설립이 활발했고,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출자·출연기관이 증가하였다. 이는 출자·출연기관을 지역경제 발전과 지역주민 복지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본 연구는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의 현황과 제도 개선을 중점으로 보았던 기존 연구들과 다르게 조직의 변화 측면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이를 통해 제도적 압력과 자원 확보 측면에서 출자·출연기관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도출하였고, 조직이론에 대한 학문적·이론적·방법론적 기여 등 다양한 정책적 함의를 제시할 수 있었다. 향후 출자·출연기관에 대한 정책을 추진할 때 적절한 방향을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