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문학작품을 활용한 한국어교육이 관련 연구 결과와는 달리 현장에서는 내실 있게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문제에서 출발하였다. 한국어 학습자의 수요가 늘면서 고급 수준의 학습자들에게는 과제(task) 중심의 교육 방법보다 문학작품을 활용하여 한국인의 가치와 세계관을 공유하고, 학습자의 내면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교수-학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문학작품 활용을 위한 교육 제재로는 설화 문학을 선정하였는데, 그 이유는 한국의 일반 대중의 보편적인 삶의 모습과 언어, 생각을 접함에 훌륭한 교육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보았고, 이러한 설화의 특징이 외국인 학습자에게 한국 사회·문화를 폭넓게 비교·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연구목적은 카터와 롱(Cater & Long)의 문학교육 모델을 참고하여 언어, 문화, 인간 성장 전반을 아우르는 제재로써 문학의 역할에 주목하고, 설화를 대상으로 한 교수·학습 방안을 설계함으로써 한국어교육에서 설화의 활용이 언어뿐만 아니라 문화와 인간 성장의 측면에서 지니는 교육적 가치를 탐색하는 데 있다.
2장에서는 한국어교육에서 문학교육에 대한 요구를 반영하여 언어, 문화, 학습자 개인의 성장을 총체적 맥락 속에서 다루는 교수·학습 방안과, 언어교육 도구 그 이상의 역할을 하는 문학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한 연구를 살펴보고 한계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학습자 변인을 고급 수준으로 선정하고, 설화로 문학 제재를 통일하여 언어, 문화, 개인 성장 전반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학교육의 효과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언어 모델, 문화모델, 개인 성장 모델을 중심으로 문학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문학 제재를 활용한 한국어교육이 언어교육 외에도 문화교육과 자아실현을 아우르는 교육으로 활용 가치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다음으로 설화를 감상의 재해석이 가능한 열린 장르로 바라보고, 한국어 학습을 돕는 배경지식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한국어교육 자료로서 설화 문학의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한국어교육에서 설화 문학이 지니는 구체적 장점으로 한국어 기능교육과 문화이해교육을 총체적 맥락에서 접근할 수 있다는 점과 학습자 개인적 상황은 물론 문화 이해 및 비교에도 적용이 가능한 서사문학이라는 점 그리고 구어체 특유의 생동감 넘치는 말맛을 느낄 수가 있어서 심화·확장된 한국어 기능교육이 가능하다는 점을 제시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어교육에서 설화 문학의 활용은 외국인 학습자의 풍부한 언어생활에 긍정적 역할을 기대할 수 있고, 복합적 장르로서 상호문화관념 성립에 기여함은 물론 현실과 비현실의 세계를 잇는 매개체로 학습자의 문학적 상상력을 고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적 의의를 지닌다고 보았다.
3장에서는 언어·문화·개인적 성장의 측면을 고려하여 한국어교육에서 기대할 수 있는 문학교육의 목표를 세우고, 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설화 작품 선정을 위한 기준을 마련하였다. 한국어 이해, 작품의 주제, 한국문화의 이해, 학습자 개인의 성장 측면을 다룰 수 있는지 여부에 중점을 두어 「오누이 힘내기」, 「내 복에 산다」, 「삼 형제의 재주」, 「여우 누이」를 선정하고 작품별 내용 제시와 함께 언어 활용의 측면, 문화 이해의 측면, 개인 성장의 측면으로 나누어 그 특징을 살펴보았다.
다음으로 고급 수준의 학습자들에게 선정 설화 작품이 적절한 지 여부를 국제통용한국어교육과정의 총괄목표와 한국어능력시험 TOPIK(토픽)의 평가 기준을 중심으로 확인하였다. 다수의 연구에서 중급 이상의 학습자를 대상으로 문학 제재를 활용한 연구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다양하고 폭넓은 주제로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는 수준은 5급 이상의 고급 수준이라 판단하였다.
4장에서는 언어·문화·개인 성장의 측면이 독립적으로 교육적 의의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언어의 기능적 영역과 통합적 관계를 고려해야 함을 밝히고 학습자들이 한국어 능력을 작품과 연계하여 발휘할 수 있는 통합학습을 위한 학습 지도안을 제시하였다. 교육 방안의 적용은 작품별로 설계하였는데, 한국어 능력 향상을 제1 목표로 하기 때문에 모든 수업에서 기능적 영역이 균형을 이루도록 하였다. 또한 이러한 수업 활동을 언어모델, 문화모델, 개인성장모델과 부합하는 활동으로 구성하여 작품에 사용된 어휘와 관련 표현을 이해하고, 학습자 스스로 등장인물의 상황과 자신의 상황을 비교하여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거나 작품에 드러난 중심 가치관과 현대적 가치관을 비교하고 모국의 이야기와의 유사점을 발견하게 함으로써 설화 작품을 다양한 각도에서 이해하고 재해석할 수 있게 하였다.
여기에서 논의된 한국어교육 방법은 설화 작품을 활용하여 한국어 표현, 한국문화, 한국과 학습자 모국의 문화와의 비교, 학습자 개인적인 성장의 측면의 통합적 접근이 가능함을 제시한 것이다. 따라서 한국어 학습자의 능동적인 한국어 사용은 설화 작품의 이해를 높임은 물론 한국어 표현에 녹아 있는 한국문화를 폭넓게 배우고 이를 다시 한국어로 활용할 수 있는 실제적인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설화 작품이 한국적 특수성만 가진 것이 아닌 다른 나라와 유사성이 있는 작품으로 제시한 것은 외국인 학습자의 문화적 이질감 해소와 함께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주제를 이끌어내어 능동적인 한국어 학습의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언급한 구체적인 교육 방법에 대한 의의 외에도 기능 중심의 협의의 의사소통 교육에 머물러 있는 한국어교육 흐름에 의문을 제기하고 언어·문화·개인성장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적 지도 방안으로 문학의 역할에 주목한 점을 이 연구의 의의로 둘 수 있다. 즉 설화 문학을 활용하여 외국인 학습자의 한국어 능력은 물론 한국어에 반영된 한국 문화, 한국인의 정서, 세계관을 함께 녹여 광의의 의사소통 능력의 향상을 시도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