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는 대인 간 접촉 및 비말로 빠르게 전파되면서, 전 세계를 감염병 팬데믹에 대한 혼란과 두려움에 빠트렸다. 이에 대해 전 세계에서는 감염 전파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를 실시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고립과 단절된 생활 등 일상생활 유지의 어려움으로 많은 사람은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다.
코로나19로 바뀐 비대면 생활방식이 많아지면서 디지털 세대는 빠르게 적응해 나가고 있으나, 특히 '디지털 소외자'로 불리는 노인은 디지털 일상생활의 어려움으로 무능감, 외로움, 불안감, 단절감 등의 정서적, 심리·사회적 고립을 어느 때 보다 더 심각하게 겪고 있다. 코로나19와 노인의 디지털 사용 문제의 이중 고충은 곧 노인의 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회생활이 제한된 노인에게 가정에서 시행되는 비대면 미술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적 고립감을 경험하는 노인의 심리·사회적 불안감을 완화하는 방안을 찾고자 하였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동영상을 활용한 노인 대상 비대면 미술치료를 실시하여 '노인이 비대면 미술치료로 어떠한 체험을 하였는가?'와 '노인의 비대면 미술치료 체험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참여자는 만 65세 이상의 남녀 8명의 노인으로 주2~3회, 총 8회기, 회기당 동영상 시청 15분 내외를 포함하여 각 가정에서 40~50분의 비대면 미술치료에 참여하였다. 수집된 자료의 분석은 Moustakas의 현상학적 기술의 방법에 따라 진행하였으며, 도출된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노인의 비대면 미술치료 체험은 총 6개의 대주제와 16개의 하위 주제들로 대주제는 〈노인 미술치료를 만나며 낯섦이 설렘으로 이어짐〉, 〈자유롭게 미술 표현을 하며 찾은 나의 유능감〉, 〈비대면 노인 미술치료를 통해 자발적 능동성을 발휘함〉, 〈비대면 노인 미술치료에서 또 다른 신뢰와 소통을 경험함〉, 〈고립으로부터 시·공간의 제약 없이 할 수 있다는 자유로움을 만끽함〉, 〈삶의 전환점에서 나를 돌보며 자부심을 느끼게 됨〉이다.
연구 결론으로는 첫째, 비대면 미술치료는 노인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온전히 미술 표현에 몰입하게 하였으며, 심리적 안정감과 자발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왔다. 둘째, 노인의 무료했던 시간과 답답하던 자신의 공간은 비대면 미술치료를 통해 안전한 치료적 환경이 되어 예술적 창조성이 발휘되는 행복한 시·공간으로 재구성되었다. 셋째, 노인의 비대면 미술치료에서 디지털 기기의 활용은 디지털 기기 사용에 취약한 노인에게 디지털 소외감의 해소 및 세대 간의 격차를 줄이는 등의 긍정적 자신감을 불러일으켰다. 본 연구는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재난 상황에서 취약한 노인의 심리방역에 도움이 되기 위한 새로운 접근방법으로 노인이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시청하며 진행하는 비대면 미술치료의 체험 현상을 파악하고 기초 자료를 마련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이를 통해 향후 노인의 비대면 미술치료의 적용 및 확대를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