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사회, 경제, 문화의 빠른 발전은 끊임없는 경쟁사회 구조를 만들고 있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은 사람들과의 결속력을 떨어뜨리고 언제부턴가 혼자만의 공간을 선호하는 사회문화적 현상이 만연해지고 있다. 가족, 이웃과의 소통의 부재와 금수저, 흙수저 라는 사회적 양극화 현상은 사회적 약자를 만들고, 불특정 다수에 대한 끔찍한 '묻지마' 범죄로도 이어지고 있다. 범죄의 증가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이제는 범죄문제가 형사사법기관만의 영역이 아닌 지역사회공동체가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보호관찰영역에서 범죄예방자원봉사위원이 지역사회교정에 활용되고 있다. 보호관찰상담사는 보호관찰직원을 도와 범죄예방활동을 수행하는 정부에서 위촉한 명예직의 민간자원봉사자를 말한다. 이들은 보호관찰대상자인 범죄자를 상담 · 지도하고, 지역사회의 재범방지에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범죄자라는 인식을 가지고 대면하는 보호관찰상담사의 심리적 경험은 일반상담과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의문점에서 본 연구를 시작하였다. 이에 보호관찰상담사는 범죄자와의 대면상담에서 어떤 심리적 경험을 하고 있는지 밝히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 사용된 방법은 구조화된 개념화 과정 중 한 방법으로 구체적인 현상구조의 이면을 탐색하고 기술하는 개념도 연구방법을 사용하였다. 개념도 절차는 연구참여자들의 인터뷰 내용을 전사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종합, 편집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도출된 아이디어 진술문을 참여자들이 직접 의미 있게 분류하여 특정한 현상에 대해 당사자들의 개념적 구조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본 연구 참여자들은 총 7명으로 보호관찰소에서 '보호관찰상담사' 로 성인 범죄자에 대한 상담경험이 있거나, 현재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대상으로 섭외하였다. 연구참여자들의 전체 상담에 대한 평균 경력은 7년, 보호관찰상담에 대한 평균경력은 5년이었다. 연구참여자의 인터뷰 내용은 전사와 축약하는 과정을 거쳐 총 287개의 아이디어 진술문을 도출하였고, 이를 다시 축소, 수정, 보완하여 최종 아이디어 진술문을 도출하였다.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연구문제 1 '범죄자를 상담할 때 보호관찰상담사의 인식과 태도에 대한 심리적 경험은 어떠한가' 에서 도출된 아이디어 진술문은 39개이며, 이를 5개의 군집으로 분류하였다. 군집 1은 '범죄자를 통해 간접 경험하는 범죄피해에 대한 상담자의 양가감정' , 군집 2는 '범죄자라는 내담자 특성에서 비롯된 상담자의 권위불안' , 군집 3은 '범죄자 의 변화가능성 기대감 저하로 인한 상담자의 심리적 좌절감' , 군집 4는 '범죄자의 방어적 태도에서 유발되는 상담자의 역전이' , 군집 5는 '범죄자에 대한 인간적 이해로 변화되어가는 상담자의 내적정서' 로 의미를 도출하였다. 진술문에 대한 중요도 평균은 7점 리커트 척도로 평정했을 때 3.57에서 5.57 범위로 보통 범위 이상의 수준으로 나타났다.
연구문제 2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상담사의 상담개입 경험은 어떠한가' 에 대한 아이디어 진술문은 53개이며, 이를 4개의 군집으로 분류하였다. 군집 1은 '내담자가 범죄자라는 특수성 때문에 경험하는 상담자의 한계' , 군집 2는 '범죄자의 입장으로 바라볼 때 상담자가 느끼는 인간에 대한 이해' , 군집 3은 '효과적인 범죄자 상담을 위해 상담자가 지각한 상담개입 전략' , 군집 4는 '범죄자를 상담할 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상담전문가로서의 태도' 로 의미를 정하였다. 진술문 중요도 평균을 살펴보면 3.29에서 6.43으로 보통수준에서 평균보다 높은 수준으로 중요하게 평가하였다.
본 연구는 교정상담 영역의 한 기관인 보호관찰소에서 상담하는 보호관찰상담사들이 범죄자에 대해 갖는 인식과 태도가 상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실제적인 상담현장에서 깨달은 심리적 경험에 대한 결과를 개념도 연구를 통해 좀 더 명확하게 정리하였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 연구결과 보호관찰상담사들은 상담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내담자가 범죄자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그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게 되는 태도로 변화되어갔다. 범죄자들 대부분이 가족의 불화, 불안정한 주거환경 등에 노출되어 있고, 지지기반 없이 출소하여 지역사회로 투입되고 있으며, 이러한 범죄자 수는 점점 중가하고 있다. 이는 범죄자의 재사회화를 지원하는 지역사회의 자원부족을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며, 범죄자라는 낙인을 가지고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에서 그들이 건강한 재사회화가 가능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갖춘 보호관찰상담사의 비중이 그만큼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이에 범죄자를 상담하는 과정에서 도출 된 보호관찰상담사의 심리적 경험은 늘어나는 범죄자를 효과적으로 상담하는데 참고자료로 활용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진다. 또한 다양하고 심각한 외부 환경과 내적 어려움을 가진 범죄자를 상담할 때 보호관찰직원의 충원 및 전문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전문상담사의 인력확대를 위한 정부예산 확보도 절실한 실정이다. 범죄자에 대해 기관과 지역사회와의 연계 속에서 지속적인 협업을 통한 정보지원과 보호관찰상담사에 대한 교육, 열악한 상담공간에 대한 부족함을 보완하는데 본 연구 자료가 기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