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퇴행성질환 환자의 약 40~80% 가 우울증 증상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킨슨병 환자에 항우울약을 사용하면 우울 증상 조절로 환자의 삶의 질이 개선될 뿐만 아니라 도파민 요법의 필요성을 늦춰줄 수 있다. 반면 항우울약의 사용이 파킨슨병에 수반한 운동 기능 장애를 악화시키거나 정신신경계 질환의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사실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항우울약이 신경계 질환 위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확한 메커니즘이 밝혀져 있지 않다.
아미트립틸린은 주요 우울 장애 및 다양한 신경 장애와 관련된 우울 증상에 일반적으로 처방되는 삼환계 항우울약이다. 삼환계 항우울약의 사용과 파킨슨병의 발생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이 보고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되어 있지 않다. 비정상적인 구조의 단백질 응집체의 축적은 세포 독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것은 특히 신경 퇴행성 질환의 주요한 병인 중 하나이다. 이 연구를 통해, 신경 세포에서 단백질의 제거 및 관련 메커니즘에 대한 아미트립틸린의 효과를 확인하였다. 아미트립틸린은 분화된 SH-SY5Y 세포에서 1) aggresome 형태의 응집체 형성을 방해하고 2) MG132 에 의해 유도된 응집체의 자가 포식을 통한 제거를 방해함으로써 in vitro 신경 세포와 쥐의 뇌신경세포에서도 비정상적인 응집체 축적을 악화 시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아미트립틸린은 LC3B-II를 증가시키지만 이러한 LC3B-II의 증가는 NH₄Cl 의 존재 하에서 더 이상 증가하지 않았으며, 이는 아미트립틸린이 자가 포식 작용의 유도보다는 자가 포식의 순환을 억제함을 시사한다. 아미트립틸린은 PI3K / AKT / mTOR 경로를 활성화시키고 Beclin 1 의 아세틸화를 촉진시킴으로써 autophagosome과 lysosome의 융합을 방해하고 더불어 Arl8, SKIP 및 kinesin 단백질 간의 상호 작용을 증가시켜 lysosome의 위치를 조절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본 연구 결과를 통해 아미트립틸린이 신경세포에서 autophagosome의 성숙을 억제함으로써 정상적인 자가 포식 작용의 순환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입증하였다.
플루옥세틴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약 (SSRI)이며 항콜린성 부작용이 비교적 적은 약물이다. 따라서 신경퇴행성질환 환자를 포함하여 고령의 우울증 환자에게 흔하게 처방되고 있다. 또한 플루옥세틴은 주요 우울증 및 양극성 장애가 있는 8 세 이상의 어린이에게 처방할 수 있도록 유일하게 승인 된 항우울약이다. 이 연구에서 플루옥세틴이 여러 항우울제와 비교했을 때 비정상적인 형태의 단백질 축적을 유발하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플루옥세틴은 자가 포식 작용에 있어 LC3B와 LAMP2가 colocalization되도록 유도하였으며, 이는 플루옥세틴이 자가 포식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자가 포식 작용의 turnover를 유도한다는 사실을 나타내준다. 또한 플루옥세틴은 MG132 및 6-OHDA에 의해 유도 된 ubiquitin 및 p62의 축적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영향은 플루옥세틴이 p53을 세포질에서 핵으로 전위시켜 결국 세포 사멸을 억제하고 자가 포식을 유도에 따른 결과이며 결론적으로 플루옥세틴이 자가 포식 작용과 세포 사멸의 조절을 통해 신경 세포를 보호해준다는 사실을 증명하였다.
현재의 연구 결과는 항우울약의 사용이 신경퇴행성질환의 발병에 있어 양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우울증과 파킨슨병 환자에게 있어 항우울약의 선택성에 도움이 되는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