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지고 주체성이 강조되면서 자연에 대한 배려나 존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시대 속에서 우리는 정서적으로 소외감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시대의 정서적인 소외감을 해소시키는 방안으로 우리 선조들의 전통문화에를 꼽을 수 있다. 전통문화 속에서도 삶의 희로애락을 해악적으로 표현한 민화는 힘든 삶 속에서 웃음을 짓고 여유를 갖게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하였다 보아진다.
민화는 주로 기복(祈福)적인 소망과 그를 표현할 수 있는 상징적 길상문(吉祥文)으로 서민들의 소박한 소망과 시대적 민족의 염원을 담고 있다.
전통문화 중에서 인간의 따뜻한 정서를 표현한 초충도는 우리 주변의 작은 풀이나 벌레들을 소재로 하여 감정이나 사상을 대상화 하면서 오래전부터 많은 화가들에게 사랑을 받아 그려져 왔으며, 삶의 공간에서 가장 편안하게 감상 되어 온 회화 양식의 하나이다.
본 연구자는 이러한 따뜻함과 배려를 헤어아트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헤어아트는 미용과 예술이 만나 인체의 일부인 모발을 활용하여 예술적으로 창작, 표현하여 여러 형태로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전통문화 중에서도 신사임당의 초충도를 헤어아트로 표현해 보았다.
신사임당의 많은 작품 중에서 국립 중앙 박물관 소재의 신사임당 초충도 8병풍을 모티브로 8작품을 제작하였다.
작품1은 원추리, 나비, 벌, 매미, 개구리, 달팽이가 표현된 작품으로 어머니에게 고귀한 자식이 존귀한 인물이 되어 기쁨 가득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하였다.
작품2는 산차조기, 나팔꽃, 고추잠자리, 사마귀가 생동감 있게 표현된 작품으로 득남을 염원하는 마음과 자식을 위하는 어머니의 희생적인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작품3은 맨드라미, 쇠똥구리, 나비, 소국이 수줍은 듯 피어 있는 작품이다. 열심히 일하여 입신양명하는 자식의 기쁨을 본인의 일인양 기뻐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다.
작품4는 어숭이, 도라지, 고추잠자리, 나비, 여치, 개구리가 어우러진 작품으로 부부의 영원한 사랑과 자식들과 행복하게 오래 살아가고자 하는 염원이 담겨있다.
작품5는 양귀비, 도마뱀, 쇠똥구리를 표현한 작품으로 바람에 흔들리듯 덧없음을 표현하면서도 좋은 꿈과 기쁨이 가득한 삶이었음을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작품6은 오이, 개구리, 땅강아지로 자손이 끊이지 않고 번창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는 작품이다.
작품7은 가지, 방아깨비, 나비, 벌, 개미로 자식이 높은 벼슬에 오르는 입신양명의 바람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작품8은 수박, 들쥐, 호랑나비로 풍요로움과 번창함의 기쁨을 충분히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다.
본 연구는 조선시대의 여류화가이자 어머니의 표상인 신사임당의 감성이 느껴지는 초충도를 재현함으로써, 각박해져가는 이 시대에 조금이나마 타인의 배려와 그 배려로 자신을 다독일 수 있는 여유를 느껴보기를 바란다. 또한 자연의 하나인 우리의 헤어로써 재현해봄으로 창조적인 예술의 세계에 전통문화에 담겨있는 희로애락을 소재로 사용함에 따라 미용 예술적 역량을 넓힐 수 있는 소재의 다양화와 과거와 현재를 잊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