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직업군인과 가족들의 삶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나 학교의 현장에서 직업군인과 관련된 내용의 인터넷 검색 수의 증가, 대학에서의 군사학과 신설, 그리고 직업군인에 대한 다양한 연구논문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것은 오늘날 직업군인들의 생활 공간이 폐쇄성에서 개혁과 개방성이라는 인식과 함께 발전된 군의 새로운 변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직업군인과 가족들에 대한 지금까지의 기존 연구의 특징들은 직무만족과 사기, 직업군인들의 진급이나 전역, 그리고 복지정책적 측면의 연구로 대부분 군 복무의 특성과 근무환경에 대한 단편적이고, 부정적 인식의 양적연구가 많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직업군인과 가족들의 삶의 현장 경험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 탐구가 필요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직업군인의 단편적인 영역연구에서 벗어나, 직업군인과 가족들의 삶의 경험 연구이다. 연구참여자들이 생애주기에 있어 가장 소중한 시기에 직업군인이 된 선택 동기와 경험 그리고 가족들의 삶을 이해하게 될 것이며, 삶의 현장에서 나타난 과거와 현재에 대한 성찰로 미래의 직업군인과 가족들의 삶에 새로운 질적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본 연구는 직업군인으로 생활하면서 근무지역의 낯선 환경에서의 어려움이 다양하게 나타난 연구참여자들의 삶의 경험에 대한 내러티브 탐구로 본 연구의 목적은 직업군인과 가족들의 삶의 경험을 통하여 직업군인의 삶의 환경을 이해하고, 가정의 행복한 삶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 수행을 위하여 직업군인으로 근무하였던 연구참여자를 선정하여 그들이 직업군인으로 살아온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탐구하였고, 이러한 삶의 경험이 직업군인과 가족들에 대한 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참여자는 개인적으로 가정에 대한 간절한 소망과 애틋한 이야기가 있는 4명이다. 이들은 모두 직업군인으로 20년이상 근무경험과 10회이상 이사경험이 있으며, 전역전 계급은 소령이상자로 구성되었다.
자료수집기간은 2019년 6월부터 2020년 7월까지이며, 자료수집방법은 Clandinin (2013)의 내러티브 탐구과정인 연구 한가운데로 들어가기, 현장에서 현장 텍스트로, 현장 텍스트에서 중간 연구 텍스트로, 중간 연구 텍스트에서 연구 텍스트로의 절차를 적용하면서, 대화나 인터뷰를 통한 심층 면접과 현장노트, 연구일지, 관찰, 녹음, Artifacts 등을 활용하였다. 또한 연구자와 참여자의 이야기 탐구는 2주일에 약 1회이고, 자료의 포화상태를 위하여 만남의 횟수는 개인별 25회 이상이다. 1회 면담은 1~2시간 정도이며, 연구참여자들의 허락하에 주로 주말을 이용하였다. 이러한 이야기 탐구는 직업군인과 그들의 가족들에 대한 가족사 및 가족에 대한 이야기 형태의 텍스트로 작성되었으며, 자료의 분석은 참여자들의 삶의 경험을 Clandinin(2013)이 제안한 3차원적 내러티브 탐구인 시간성, 사회성, 공간성으로 이루어졌고, 연구자의 관점에서 경험의 의미를 분석하였다.
연구결과로서 참여자들의 내러티브는 먼저 시간성 측면에서는 연구참여자들의 삶의 이야기에서 공통적으로 처했던 직업군인으로서의 과거, 현재, 미래의 방향으로 기술하였다. 따라서 직업군인과 가족들의 삶에 대한 경험을 '욕망의 늪에 빠져들다, 모든 것이 나의 탓, 무거운 짐을 짊어지다, 무너져 내린 행복'으로 그 의미를 부여하였다. 이러한 이야기의 맥락에서 가정에서 나타난 자신의 정신적 어려움에 대한 도피적 성격도 나타났고, 직업군인으로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의 두려움도 있었으며, 또한 가족들의 삶에서도 강원도 군 접경지역에서 자녀를 양육한 아내, 새로 전학한 학교생활에서 적응에 어려워했던 자녀들의 이야기, 그리고 격오지의 문화, 교육, 의료지원의 열악한 환경속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아왔던 이야기도 찾아볼 수 있었다. 연구참여자들의 삶의 경험에서 직업군인과 가족들이 처한 현실은 주변 환경적 삶의 어려움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연구참여자들은 직업군인으로서의 삶이 가족들에게 미안함으로, 자녀에게 정신적 지지자의 아빠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나타났다. 또한 병으로 아파하는 자녀의 건강을 위한 절박함의 기도로, 그리고 아내가 떠난 자리를 지켜야 하는 가족사랑에 대한 애틋함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사회성 측면에서는 직업군인으로서의 삶의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분석하였다. 연구자와 연구참여자가 한 공간(space) 즉 동일한 직업군인이라는 환경내에서 경험했던 다양한 이야기를 찾아 볼 수 있었다. 특히 연구참여자의 삶에서는 '공동체 조직의 한복판에 서다, 최선의 방법을 선택하다, 당당하지 못했던 나, 아내를 그리워하다'로 그 의미를 부여하였다. 직업군인으로서 살아가는 이야기 속에서 나타난 현장 텍스트는 일부 임관 출신별 결속력과 응집력 탓에 부대 주변 환경적응에 대한 어려움들이 있었고, 또한 한부모가정에서 손자녀를 양육하며 살아가는 삶과 자녀의 병원진료에 자신의 희생을 아끼지 않은 아내의 모습, 그리고 세상을 떠나버린 아내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면서 자녀를 양육하며, 사회구성원들과 관계를 맺고 상호작용하며 또 살아가는 삶으로 분석하였다. 본 연구참여자들의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며, 직업군인들도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관계를 맺고 서로 삶을 살아가고, 일련의 상호작용 속에서 희망을 안고 협력하며 살아 간다는 것을 알게 하였다. 이러한 직업군인들의 삶의 현장 텍스트에 나타난 것은 자녀와 아내의 건강을 지키려는 절박함이었다.
다음은 공간성 측면에서는 직업군인들의 가족들이 살아가는 공간성은 '온몸으로 낯선 환경을 이겨내다, 돌봄에서 되찾은 행복한 집, 기나긴 터널을 빠져 나오다, 다시 길을 걸어가다'로 그 의미를 부여하였다. 이처럼 직업군인의 잦은 이사에서 발생하는 낯선 환경에 대한 이야기이며, 또한 자녀의 삶을 지탱해 주는 조부모가 사랑을 전하는 딸과 어린 손자녀가 살아가는 장소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자녀가 수술후 다시 들어온 희망의 집에 대한 이야기이며, 아내를 그리워하며 자녀와 함께 찾아 세상의 이야기를 들려주던 바다에 대한 이야기이다. 본 연구참여자들은 직업군인으로 살아오면서 가정의 행복을 소망하였고, 한부모가정으로 살아가야 할 자녀의 지지자이자 후원자가 되어 손자녀들과 새로운 희망을 안고 살아가며, 아픈 자녀의 건강을 바라는 아내의 간절한 기도로 나타났다. 또다른 연구참여자에게서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아내를 처음 만나 사랑이야기를 들러주던 곳에서 세상을 떠난 아내가 그리워 자녀와 함께 세상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리움을 이야기하는 소망적인 삶이었다.
본 연구에서 연구참여자들의 삶의 경험의 의미를 공통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은 직업군인으로서의 삶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직업군인으로 한 가정의 가장이자 아빠이고, 남편으로서 자녀를 사랑하고, 아내를 사랑하는 참다운 직업군인의 모습을 본 연구를 통하여 찾을 수 있었다. 이렇게 직업군인으로서의 삶의 과정에서 나타난 것은 웃음, 눈물, 그리고 감사의 이야기였다. 따라서 내러티브 탐구는 인간의 삶, 경험을 불가피하게 연결시켜주고, 살아가면서 여러 관계를 계속해서 갖게하며, Clandinin의 내러티브 탐구과정인 우리들의 삶을 살아내기(living), 이야기하기(telling), 다시 이야기하기(retelling), 다시 삶을 살아내기(reliving)라는 연속성속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알고, 다시 살아가고, 가정의 행복을 소망하는 삶'이라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직업군인과 가족들의 삶의 경험에 대하여 심층적으로 탐구하였고, 이들의 삶에 대한 경험의 의미를 통하여 미래에 대한 질적 변화를 진솔하게 탐구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본 연구결과는 향후 이들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와 이론적 이해를 제공할 것이며, 군조직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직업군인과 가족들이 행복한 삶을 소망하며 살아가는데 긍정적 삶의 변화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