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 '아리랑'이란 한민족의 혼이 담긴 우리 문화유산의 대표 아이콘으로, 우리 민족이 가장 오랫동안 불러왔고 앞으로도 함께 부를 노래이다. 아리랑은 우리 민족의 문화적, 정서적 징표로서, 우리의 내면을 치유하는 기능이 있다.
아리랑은 다양한 사회적 맥락 속에서 변이되는 동시에 지속되고 있다. 또한 끊임없이 재창조되는 집단, 혹은 개인노래이다. 현재는 '아리랑'이라는 대표 명칭 아래에 수많은 지역 명칭을 가지고 있다. 아리랑은 열린 장르이며, 시공간에 따라 유연하게 변이, 확장 가능하다. 무엇보다 한민족의 고유성과 지역민의 정체성을 아우르는 우리 민족정신이 스며있는 민족 대표 문화 상징물 중 하나이다.
전국에서 아리랑의 원류를 찾으려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 중 아리랑의 본류에 해당하는 강원지역, 그 중 원주·영월·평창지역 아리랑을 중심으로 아리랑의 특성과 전수과정을 경험적 현장론적 입장에서 살펴보고 앞으로 전승 활성화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하는 것이 본 논문의 목적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출발한 본 연구에서는 원주·영월·평창지역 아리랑을 문학적, 음악적 특성과 전승현장의 현재적 양상을 중심으로 밝히고, 보전 전승을 위해 사설, 리듬보, 정간보, 장단보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이론과 실제적인 노력이 원주어리랑, 영월아리랑, 평창아라리의 정체성을 밝히고 체계적 원형전승을 도모하는데 일조하길 바란다.
II장에서는 강원도 원주지역 어리랑을 다룬다. 원주시 향토무형문화유산인 원주어리랑에 내재한 고유한 풍속, 지명, 독특한 가락 등을 분석한 결과, 아라리계열의 민요임을 밝혔다. 원주어리랑은 1912년 조선총독부 조사 자료에 5수가 수록되어 있으며 '아리랑', '아라리'와 함께 '어리랑', '어러리' 후렴과 사설이 등장하고 있다. 실제 전승자는 박희완(1912~2010)으로 박홍일→박희완→남강연으로 전승된다. 사설은 치악산과 북원땅, 봉살미, 봉천내 등은 원주지역의 지명으로 고유성을 보이며 병행체(竝行體)형식이다. 원주어리랑은 'mi-sol-la-do' -re''의 5음으로 구성되며, 종지음은 'la'음이고, 박자는 혼소박(3+2+3+2) 4박으로 엇모리장단이다. 선율은 메나리토리의 특징을 지닌 자진아라리계의 민요로 '숙여내는 형'의 전형성을 가지고 있다.
영월아리랑이 기록된 최초의 기록은 1912년 조선총독부 조사 자료이다. 여기서는 아리랑을 '아라리', '아르랑' 등으로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다. 영월지역은 산과 관련된 내용뿐 아니라, 뗏목과 관련된 뗏목아라리이기도 하다. 전승자는 홍원도, 박창석이 있으나 체계적 전승을 이루지 못하였고 영월여성회관 민요반 회원들이 중심이 되어 전승하고 있다. 영월아리랑의 곡조는 강원도 긴 아라리계의 민요로 규칙적인 3소박 8분의 18박자의 중모리장단이며, 두 번째 네 번째 마디 모두 'mi'로 종지하고, 'la'로 연결되며 모두 내려올 때 경과 음 'sol'을 사용하는 메나리토리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질러내는 형'과 '숙여내는 형' 모두 보이는 다양한 형태의 선율구조이다.
평창아라리는 1930년 『조선구전민요집』을 비롯 많은 문헌에 수록되어 있다. 평창군 전역에서 전승되었으며, 지금은 평창아라리전수관에서 회원들을 중심으로 전승체계를 갖추었다. 전형적인 강원도 긴 아라리계의 민요로 8분의 18박자의 중모리장단으로 후렴이 없다. 평창아라리는 두 번째 네 번째 소절이 대부분 'mi'로 종지하는 메나리토리의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la'로 종지하는 경우가 자주 보여 긴장감을 준다. 선율은 '평으로 내는 형', '질러내는 형', '숙여내는 형'의 다양한 선율 구조이다.
원주어리랑, 영월아리랑, 평창아라리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세계문화유산인 아리랑의 한 부류로, 강원지역 아리랑유산으로의 특징과 가치가 있다.
III장에서는 지역아리랑의 공연양상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원주어리랑은 주로 전통국악공연 '영서소리한마당', '너머너머'등에서 토속민요와 함께 공연되었고, 원주농요와 함께 '원주오리골농요'에도 활용되었다. '아리랑 향연', '어리랑 놀아보세' 등에서 강원도 내 지역아리랑 단체들과 네트워크를 형성, 소통하고 있다. 영월아리랑은 연극, 마당극에 활용되어 '단종아리랑', '영월광부아리랑'으로 창작되어 콘텐츠화되었다. 영월아리랑 중 뗏목아라리는 지역성과 정체성을 나타내고 있다. 평창아라리는 '방림삼베삼굿놀이', '순행(巡幸)대취타와 평창아라리', '육백마지기아라리'등 민속축제화와 시민극에 활용되어 콘텐츠화되었다.
IV장에서는 우리나라 아리랑이 전국적으로 어떻게 문화콘텐츠화 하는지에 대한 실태와 원주·영월·평창에서 전해오고 있는 지역 아리랑유산을 현재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이를 전제로 아리랑유산의 공연활용, 경제적 가치 측면, 문화 및 교육정책 추진 등에 대하여 살펴보고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개발할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하였다.
주요 활용 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교육 활성화로, 교육전승론 측면에서 강원도 지역아리랑 무형문화재 등재, 음반·영상물제작 보급, 지속적이고 체계적 전승을 위한 전수관 마련, 지속 가능한 맥락을 만들기 위한 의무교육 및 초·중·고 교과에 지역문화 배우기를 실시하여야 한다. 둘째 지역문화축제화로 오감체험론의 측면에서 지역 전통문화와 자원을 연계한 지역별 축제콘텐츠 개발, 아리랑연계 벨트구축, 아리랑 문화축제를 기획하여야 한다. 셋째 전통문화콘텐츠의 문화산업론 측면에서 지역관광지와 전통시장 상설공연, 융·복합 콘텐츠 개발 및 건강치유 산업과 연계, 찾아가는 인문학 적 강의와 공연 스토리텔링, 현대사회의 대중매체와의 연계, 스마트폰 활용 등 문화콘텐츠화 방안을 제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