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환이주자들은 한국사회에 형성된 새로운 소수자로서, 다수인 한국인들과 함께 공존하는 안전한 정착과 사회 적응을 어떻게 모색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들의 귀환은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국가적 차원에서 한국사회의 중요한 인적자원으로서 당면한 인구감소의 문제성과 구조화에 대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들의 사회적응을 위한 귀환 후 연(軟)정착과 통합은 활발하게 논의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북미지역으로부터의 귀환이주와 귀환이주자라는 특정한 집단과 개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들의 생활과 경험을 중심으로 귀환이주자의 문제를 다각도로 연구하였다. 이 연구에 참여한 귀환이주자의 범주는 미국이나 캐나다 출신으로 이주목적, 정착국의 거주기간, 연령, 직업, 성별 등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선정하였다. 또한, 보편성과 타당성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국적별, 이주 세대별, 한국에서의 체류 형태별 등 다양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연구 대상자들은 귀환 당시 정착국의 시민권을 소지하거나, 영주권을 소지하였던 경험이 있고, 단독이 아닌 직계가족이나 배우자 등과 동반하여 거주했던 가족단위 이주의 경우로 한정하였다. 참여자들은 30대에서 70대까지의 연령층으로 최소 14년에서 최장 38년까지 거주 후 귀환한 사람들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최초 이주의 사유와 정착국에서의 삶을 집중 분석하였다. 또한 사회·문화적 적응과 갈등, 민족 정체성 등의 연구를 통하여 귀환이주의 발생 원인을 도출하였다. 이는 최초 이주의 사유와 생활상이 귀환이주의 배경과 귀환 후의 삶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귀환이주자들이 겪는 정착과 문화적응의 난관을 논의하며 이를 통한 시사점과 사회통합의 문제점을 제시하였다.
이 연구는 귀환이주자를 대상으로 여러 차례의 이주 경험을 심도있게 기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질적 연구 방법인 내러티브탐구 방식을 사용하였다. 본 연구자는 이주라는 사회적 행동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를 전개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불명확한 자료를 통계적으로 분석하는 것보다 참여관찰적인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는 결과의 일반성보다는 참여자들의 생애사를 통한 사례의 구체성과 의미성을 지향했기 때문이다.
본 연구를 위하여 연구자는 설문지와 심층인터뷰 작업을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연구 참여자로 하여금 자신의 이주사에 대한 체험적인 이야기를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심층면담의 방법으로 비형식적인 면담과 반구조화 된 면담을 심층적으로 병행 실시하였다. 연구 분석은 범주 합산(Categorical Aggregation)으로 범주화 작업을 통하여 이들의 이야기를 정리하고 이 이야기들을 재구성하는 방식을 사용하였으며, 참여자들의 이주 이야기를 시간성, 사회성, 장소성이라는 삼차원 차원에서 조망하고자 하였다.
선행연구로는 해외에서 연구되었거나 국내에서 연구된 국내외의 귀환이주사례, 문화적응 등을 분석하였다. 이론적 배경에서는 이 논문의 핵심이야기인 귀환이주이론과 유형론을 비롯한 초국적 이주, 복수국적 및 문화적응과 문화충격, 그리고 이주와 관련된 정체성 이론들을 고찰하였다.
이 연구의 본론은 모두 네 개의 장으로 이루어 졌다. 제2장은 개개인의 이야기를 Cerase(1974)의 귀환이주 이론을 바탕으로 범주화하였다. 이 이론은 북미지역 출신의 귀환자들의 삶을 이해하고 분석하는데 적절하다고 판단되어 이를 현 시대에 맞게 재개념화하여 유형화하였다. 제3장과 제4장에서는 이들의 자전적 이야기를 개인적, 사회적으로 재구성하여 분석하였다. 먼저 제3장에서는 한국에서 북미지역으로의 이주를 중심으로 이주의 동기와 이유를 살펴보았고, 제4장은 '정착과정'의 구체적인 특성과 논점을 분석하였다. 제5장은 북미지역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이주와 관련된 귀환사유, 정착과정, 정착 이후의 삶은 물론 이를 통한 시사점 및 문제점을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는 결론을 통하여 다음 내용을 도출하였다. 참여자들은 개인마다 새로운 언어나 문화, 사회제도 등을 흡수하는 정도가 달랐는데 개인적인 성향과 이주자를 대하는 선주민의 태도가 문화적응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다.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귀환 후 재진입 충격을 겪었는데, 이는 고국의 새로운 모습과 변화된 문화는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의 이해 부족이 원인이었다. 한편, 민족 소속감이나 정체성은 단지 이주 세대나 정착국의 거주기간, 사용언어로 구분지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았다. 이처럼 민족적 정체성의 형성은 고정된 것이 아닌 유동적이었으며, 정체성이란 개인이 느끼는 감정과 생각에 의해서 결정되며 시간의 흐름과 정착 장소에 따라 변화를 겪었다. 또한, 귀환이주자들은 혈연을 중심으로 한 종족정체성보다는 사회 구성원임을 의식하는 시민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귀환의 사유는 정착국에서의 통합 실패, 이주 목적 달성, 은퇴, 역동적 삶 추구 등이었다. 귀환 후의 만족성은 높은 편이었는데, 참여자들의 연령이 높을수록 사회복지제도의 효율성을, 연령이 낮을수록 사회적 역동성을 높게 평가하였다. 이들 중 일부는 재이주를 고려하거나 계획 중에 있으며, 그 이유로는 사회·문화적 갈등과 정착국 가족과의 이산 등이 주요 요인이었다. 참여자들은 대부분 정착국의 국적을 유지하고 있었고, 이중 65세 이상자들은 복수국적을 취득하였다. 한국 국적보유 사유는 대부분 한국의 복지수혜 등 한국정착 시 편리성 때문으로 분석되었다.
연구자는 귀환이주자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한국인의 '국민됨'의 이해가 필요하며, 선주민과 귀환이주자들의 이해관계가 상충하지 않는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로써 본 연구는 북미지역 출신 재외동포의 귀환이주자의 삶을 탐색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정착과 이후의 문제점을 개선시키는데 이바지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서는 본 연구는 이에 관한 선도적 연구로서, 향후 한국으로의 귀환이주를 희망하는 재외동포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효율적인 이주환경 조성하는데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 또한 지금까지 연구되지 못한 북미지역 출신 귀환이주자에 대한 내러티브 탐구를 통하여, 귀환이주자들이 한국사회에서 안착하고 시민이자 공동체의 일원으로 '더불어 사는' 사회를 이루는데 있어 상호간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