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이 자치단체별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금, 풀뿌리여성회에서 운영하는 마을공동체 사업은 여성주의 의식화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으며, 사업을 진행하면서 겪게 되는 젠더 딜레마의 한계는 무엇인지 경기자주여성연대의 참여경험을 통해 분석한다.
마을공동체사업이 여성들의 돌봄을 더욱 고착화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여성들이 돌봄을 통해 마을의 주체로 성장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풀뿌리여성회의 마을공동체 사업은, 일상의 경험을 공유하며 공론화 하고, 여성회 대표들의 책임성을 통해 간접 활동 기회를 얻고, 누구의 엄마·아내가 아닌 나 자신 그대로를 인정해 주고 지지해주는 이웃과 공동체로 연결된다. 그리고 나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여성주의 감수성에 눈뜨게 하며, 다양한 지역구성원들과 함께 연대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 활동을 한다. 이는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정치 실천이며 이를 통해 지역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경험이 마을공동체 참여자들에게 같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오랜 가부장제의 반복적 수행은 여성들에게 서로 다른 활동의 차이를 만들어 주고 있다. 마을공동체 사업에 참여한 여성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 마을활동가로 성장하기도 하고,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그러나 마을활동가로 성장하지 않는다고 해서 여성주의 의식화의 영향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여성들은 자신의 위치성을 알게 되며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를 겪게 된다.
풀뿌리여성회는 마을공동체 사업을 진행하면서 젠더 딜레마를 겪게 된다. 제도화 된 사업운영의 한계, 의식화의 양가성, 정상가족 중심성, 여성활동가들의 자원봉사화, 중간 리더쉽의 부재 등 사업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한계를 만나기도 한다.
이에 본 연구는 여성주의 의식화 와 젠더 딜레마에 초점을 맞추어 다층적으로 풀뿌리여성회의 마을공동체 참여경험을 살펴보며, 풀뿌리여성회가 젠더거버넌스의 주체로 성장 가능성과 불가능성을 드러낸다. 아울러, 시대의 변화에 맞춰 기존의 풀뿌리여성회 운동성의 변화를 요구하며 새로운 풀뿌리여성운동성을 재구성 할 수 있는 성찰적 제안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