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에서는 19세기 말, 20세기 전반에 성행한 민화 화조화 병풍의 도상과 구성형식을 연구하는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하여 주로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이 그린 민화 화조화 병풍의 도상들의 그 소재들은 자연 속의 꽃, 새들을 포함한 길상적인 자연물상들 이외에 어느 다른 요소들에 바탕을 두고 그려졌을 것으로 보았다.
이를 위하여 주로 19세기 말, 20세기 전반의 민화 화조화 병풍 4폭에서 12폭에 이르는 그 도상들은 과연 어떠한 원칙으로 구성되었는가 하는 근원적인 두 가지 의문점을 규명하고, 민화 화조화 병풍 형식의 바람직한 구성 원칙을 제시하려고 했다. 이를 위하여 100여 편에 이르는 19세기 말, 20세기 전반의 민화 화조화 병풍을 조사하여 살펴보았다.
그 결과 그 도상들의 소재들은 자연물상들 이외에도 조선 시대 유박의 『화암수록』 속의 "화개월령"에 포함되어 있는 화목의 기이하고 고아한 소재들을 취하여 조선 후기 정통 화조화 도상에 표현 되었으며, 그러한 선별된 소재들은 길상적 도상으로 변화되면서 민화 화조화로 발전하였다. 뿐만 아니라 그 도상들은 조선 시대의 세시풍속에서 사용되는 꽃이나 식물들의 소재에서도 일부 수용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 가운데서 자연물상의 미적인 일본의 화찰 즉, 에도 중기에 탄생한 "하나카르타"의 도상들이 변화 하면서 화조화에 수용되었을 것으로 보았으며, 일본에서 성행한 "카르타"(Carta)는 포르투갈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었다. 따라서 19세기 조선으로 유입된 "화투"의 도상들과 그 구성 양식은 본래부터 일본의 세시풍속, 교육적 내용을 담고 있던 "하나후다(花札 はなふだ)"의 영향을 받아 생겨나기 시작한 화투문화도 본래는 고급문화의 하나였을 뿐만 아니라, 이제 우리의 화투문화를 사행성의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문화적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성으로 보았다. 일본 화찰의 변천과 조선 전래에서는 19세기에 조선에 유입된 일본 화찰에서 영향을 받은 화투의 도상들에서는 일본 전통문화인 세시풍속과 축제, 교훈 등의 문화적 양상이 보이며, 그러한 풍속들은 조선시대의 세시풍속과 민화 화투 도상과도 유사성이 보인다, 뿐만 아니라 조선 후기 정통 화조화 병풍 구성의 영향을 받은 민화 화조화 병풍 구성 형식은 화투와 여러 지방의 화투타령에 포함되어 있는 꽃, 새들의 길상적인 도상들을 수용하여 민중의 소망을 담아 대중화 하였다. 화투도상의 상징 세계에서는 19세기 일본에서 조선으로 유입된 화투를 근절하고 한국 세시풍속의 도상들로 도안 돤 상징성이 민화 화조화의 길상을 염원하는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으며, 화조화 병풍 구성 요소인 화찰 도상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한(韓), 일(日) 문화가 유사성을 지니고 형성되었음을 밝힐 수 있었다. 그리고 화조화 병풍 구성 형식에 있어 1년 열 두 달 꽃이 개화하는 계절에 따른 화조화 병풍 형식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