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문화예술을 매개로 한 성매매집결지 도시재생에 관하여 이론 연구, 역사 검토, 사례 고찰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하여 고찰하였다. 성매매집결지는 개항기 유곽을 시작으로 젠더 위계를 비롯한 다양한 권력 관계가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공간이다. 그러나 최근 성매매집결지는 도시 재개발과 도시재생 대상지로 선정되며 큰 변화의 갈림길에 서 있으며, 몇몇 사례는 문화적 도시재생을 표방하여 진행되고 있다. 문화적 도시재생은 일관된 방식의 재개발/재생사업이 거주민에게 차별과 소외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등장한 대안책이었다. 최근에는 공동체의 문제를 다루는 새 장르 공공미술의 형태가 도시재생의 한 방법으로 나타나면서 예술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작업이 대전시와 전주시의 집결지에서도 시도되었음에 주목하여 새 장르 공공미술 이론과 연결하여 진행과정과 내용을 연구하게 되었다.
그리고 역사 연구를 통해 성매매집결지가 핵심 권력 계층에 의해 관리되어 왔으며, 집결지 안팎의 권력 계층이 위계를 재생산해낸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 즉 역사 연구는 일제 식민주의, 군사주의, 근대적 국가주의뿐만 아니라 현대에 이르러 인본주의적 가부장제나 여성주의 정치가들에 의해서 집결지가 유지·변형·폐쇄되었음을 보여 준다.
성매매집결지의 유지 혹은 폐쇄만을 논하던 기조와 달리, 대전시와 전주시는 문화예술을 매개로 성매매집결지의 도시재생을 시도했다. 대전시의 경우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앞두고, 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해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으며, 전주시의 경우 국내 최초로 젠더 거버넌스를 구축했고, 도시재생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예술 실천이 이루어졌다. 두 사례는 공동체와 협업 과정을 통해 예술 작업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도시재생에 예술이 개입한 순서나, 성매매 문제를 예술 작업 전면에 드러냈는가의 여부에서 차이가 있다. 이를 비교하여 다양한 장르의 활용, 소수자나 여성에 대한 인식 재고 등의 새 장르 공공미술적 특징을 갖는지 살펴볼 것이다. 나아가 르페브르와 매시의 이론을 통해 각 공간의 변화에 따른 위치성을 진단하고, 성매매집결지에서의 예술 활동이 여성주의적 실천으로 확장 가능한지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