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고등학생들이 학교에서 시행한 영어 말하기 수행평가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선호하는 유형과 선호하지 않는 유형의 종류와 특징을 비교하고 영어 말하기 수행평가에 대한 요구를 고찰함으로써 영어 말하기 수행평가에 대한 학습자의 신뢰와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고 기여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다수의 선행연구(박선영, 민찬규, 2018; 박소현, 2010; 이문복, 2018; 전언희, 2015)에서 지적된 바와 같이 영어 말하기 수행평가에 대한 교사와 학생의 인식에 차이가 있으며 이러한 인식의 차이는 말하기 수행평가의 시행에서 학생의 흥미와 요구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한다(이문복, 2018; 이휘령, 2008; 황지영, 2018).
이를 위하여 서울 소재 고등학교 1학년 학생 1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 내용으로 학생들이 학교에서 경험한 영어 말하기 수행평가 중 가장 선호하는 유형과 선호하지 않는 유형을 명시하고 동일한 내용의 하위문항에 응답하게 하여 그 차이를 보았다. 또한 요구 조사를 실시하였으며 바라는 점에 대하여 개방형 문항을 제시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SPSS 통계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맨-휘트니(Mann-Whitney) 검정, 교차분석, 빈도분석을 실시하였으며 개방형 문항에 대해서는 키워드를 추출하여 범주화하고 그 빈도를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가장 선호하는 영어 말하기 수행평가 유형은 '교과서 내용 암기하여 말하기(35.71%)유형이었으며 그 이유로 '암기만 하면 되니까 쉬워서(15.38%)'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암기형' 선호집단과 '즉흥형' 선호집단 간 말하기 실력 향상 정도, 말하기 실력 측정여부에 대한 인식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p〈.05). 둘째, 가장 선호하지 않는 유형은 '주제 정해서 영어로 발표하기(21.98%)'이며 그 이유로 '긴장, 부담돼서(11.35%)'가 가장 높은 빈도를 보였다. 선호하지 않는 유형에 대해서는 수행평가 주제 흥미도, 암기력 요구 정도에 대한 인식에서 두 집단 간 유의미한 인식의 차이가 나타났다(p〈.05). 셋째, 말하기 수행평가에 대하여 학생들은 유형과 주제 선정 모두 '교사와 학생이 토의하여 선정(각각 35.7%, 33.5%)하기를 원하였다. 또한 한 학기에 1~2번 실시하기를 원하는 학생(72.0%)이 과반을 훌쩍 넘었고 피드백에 대해서는 교사가 평가지에 수행에 대한 평가를 적어주는 비대면 방식을 선호(50.0%)하였다.
본 연구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영어 말하기 수행평가의 유형이 '암기하여 말하기(287회)'유형에 치우쳐져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선행연구(이휘령, 2008; 황지영, 2018)에서 문제점으로 언급한 학생의 요구가 반영된 수행평가를 시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평가 도구를 설계하여 학생들의 말하기 능력을 평가하는 방안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둘째, 선호하지 않는 유형에 대한 이유로 '긴장', '떨려서'와 같은 키워드가 가장 빈번하게 언급된 것으로 볼 때 학습자의 말하기에 대한 불안감을 낮추기 위한 말하기 경험의 기회를 늘려야 한다. 셋째, 학생들에게 수행평가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혀주어야 한다. 학생의 자율성과 의견이 반영된 수행평가 유형을 제시한다면 평가에 대한 학생들의 학습동기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본 연구의 연구 참여자 규모가 크지 않으므로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또한 설문조사의 결과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추가 질문에 대한 답변을 다시 조사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심층 인터뷰, 또는 추가 설문을 시행하여 학습자의 인식을 더욱 심도 있게 다루어 볼 여지가 있겠다. 마지막으로 학습자의 요구를 어떻게 반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도 시도해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