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과업 중심 교수법을 바탕으로 한 영어 쓰기 과업에서 초등학생 EFL 학습자가 서로 다른 과업 복잡성과 협동 학습 여부에 따라 영어 쓰기 활동을 했을 때, 이것이 쓰기 과정 및 결과물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하고자 한다. 과업 복잡성은 Robinson(2007)이 분류한 과업 구성요소에서 인지적 요인의 '+/-인과관계 추론' 변인을 활용하여 조작하였고, 협동 학습 여부는 개별 활동과 짝 활동으로 구분하여 연구를 실시하였다. 개별 및 협동 쓰기 과업의 결과물은 복잡성(Complexity), 정확성(Accuracy), 유창성(Fluency) 측면에서 분석하였다. 다음으로, 협동 쓰기 활동 중 학생들의 대화 내용을 분석하여 과업 복잡성이 학습자들의 상호작용 유형 및 빈도 발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언어 관련 에피소드(Language Related Episode)를 분석하여 알아보았다.
실험은 서울의 사립 초등학교 6학년 4학급의 70명 학생들을 대상으로 총 4주 간 진행하였다. 쓰기 활동으로는 5개의 그림으로 이루어진 자료를 보고 이야기를 만드는 이야기체 글쓰기를 진행하였다. 과업 복잡성은 인과관계 추론에 따라 결말이 제시된 단순한 과업, 결말이 제시되지 않은 복잡한 과업으로 조절되었으며, 이를 다시 개별 쓰기 집단과 협동 쓰기 집단으로 각각 나누어 진행하였다. 따라서 모든 학생들은 개별단순, 개별복잡, 협동단순, 협동복잡의 총 4개 집단으로 분류되어 쓰기 과업을 실시하고 결과물을 제출하였다. 이와 더불어, 협동 쓰기 활동 집단에서는 짝끼리 이야기를 완성하는 과정을 논의하게 하고, 이를 녹음하였다.
실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양적 연구와 질적 연구 방법을 모두 사용하여 자료를 분석하였다. 양적 연구로는 개별 및 협동 쓰기 과업 수행으로 얻은 참여자들의 쓰기 결과물을 복잡성, 정확성, 유창성의 세 가지 척도를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질적 연구로는 협동 쓰기 활동 중 녹음했던 실험 참여자들의 대화를 전사하여, 대화 중 발생한 LRE를 토대로 학습자 간 발생한 상호작용을 관찰하였다. LRE의 유형은 형태중심(form-focused), 의미중심(meaning-focused)으로 분류하여 발생 빈도를 알아보았고, 학습자 간 상호작용에서 나타나는 관계는 협력적(Collaborative), 주도적/주도적(Dominant/Dominant), 주도적/수동적(Dominant/Passive), 전문가/초보자(Expert/Novice) 관계로 나누어 실험 결과에 대한 논거로 활용하였다.
본 연구를 통하여 얻은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쓰기 결과물의 경우, 복잡한 과업을 협동 활동으로 진행했을 때 복잡성과 유창성이 높아진 반면, 정확성에서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둘째, 협동 쓰기 과정 중 발생하는 상호작용의 경우, 유형 및 빈도는 전체적으로 의미 중심 상호작용이 형태 중심 상호작용보다 빈번히 발생했고, 복잡한 과업 집단이 단순한 과업 집단에 비해 상호작용 횟수가 많았으나, 그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상호작용 관계의 경우, 복잡한 과업 집단에서는 '상호성'이 낮은 주도적/주도적(Dominant/Dominant) 또는 주도적/수동적(Dominant/Passive) 관계가 주로 관찰되었고, 단순한 과업 집단에서는 대체적으로 '상호성'이 높은 협력적(Collaborative) 또는 전문가/초보자(Expert/Novice) 관계가 발생하였다.
본 실험의 결과를 통해 논의할 수 있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 영어 교육 현장에서 교사가 초등학교 EFL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쓰기 과업을 제시하고자 할 때, 과업 복잡성을 높여 협동 활동의 형태로 수업을 진행하면 복잡성과 유창성 측면에서 학습자들의 쓰기 능력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학습자 간 상호작용을 증진시켜 언어의 의미적 측면에서 효과적인 쓰기 수행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