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정토사상을 확립한 인물로는 도작(道綽, 562-645)과 선도(善導, 613-681)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도작이 저술한 『안락집(安樂集)』을 통해 중국 초기 정토사상의 대부분을 엿볼 수 있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정토수행의 실천원리로서 도작의 염불삼매에 관해 살펴보고자 하였다.
도작은 『안락집』에서 세친(世親)의 『왕생론(往生論)』에 근거해 불교의 수행문을 성도문(聖道門)과 정토문(淨土門)으로 나누고, 성도문은 정법(正法)과 상법(像法)의 시기에 부합하는 가르침이며, 정토문은 말법(末法)의 시기에 적합한 가르침이라고 설파하였다. 도작이 활동하던 당시에는 중국의 전란이 끊이지 않던 남북조 이후 당조에 이르는 시기였다. 그는 말법사상에 근거하여 정토수행이 식(時)·기(機) 상응의 법이라 평가하였다. 도작은 유정들의 근기가 낮은 말법 시대에는 아미타불의 염불을 통한 극락왕생의 방편이 현실적으로 중요하다고 보았던 것이다.
중국의 초기 염불수행은 주로 아미타불의 명호를 암송하는 칭명염불 위주였지만, 도작은 반야사상과 열반사상을 선험적으로 연구하여 『반주 삼매경(般舟三昧經)』에 조예가 깊었다. 그로 인해 도작이 제시한 염불수행의 궁극적 목표는 염불삼매였다. 도작은 염불삼매 과정에서 간단(間斷) 없는 십념염불(十念念佛)을 강조해 이행도(易行道)의 칭명염불 실천을 펼쳤다. 또한, 도작은 중국불교에서 염불수행이 선수행 및 법상의 교학과 결합할 수 있는 차원 높은 정토사상의 토대를 마련하였다.
도작의 염불삼매는 유가의 유식이나 선수행과 결합하기 이전이지만, 도작이 제시한 칭명염불의 수행원리에 그동안 연구했던 반야학이나 열반사상의 보살도를 반영함으로써 정토수행을 저급한 대중적 신앙으로 간주하는 평가를 일소하고 훗날 정토수행이 오조 홍인 이후 선수행과 결합하여 동아시아의 독자적인 수행원리로 정착하는데 기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