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유가 변동이 1970년대 공급 충격과 같은 외생적 요인 외에도 내생적 경제 변수들과의 피드백 작용을 통해 설명될 수 있다는 가정에서 시작하였다. 특히 투기적 수요가 이 메커니즘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보았다. 원유 투기적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 변수들의 영향력은 경제 환경에 따라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추적하여 유가 변동에 대한 이해를 확대하는 것이 이 연구의 목적이다.
유가와 경제변수들의 내생적 속성에 주목하여 변수들 간 교차 상관관계를 감안하는 VAR(Vector Autoregressive models) 모형을 이용하였다. 1991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의 시계열을 세 구간으로 나누어 실증분석한 결과 원유 가격 변동이 펀더멘털 요인 외에도 금리, 환율 등 금융 요인에 의해 상당 부분 설명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유가 변동에 대한 투기적 거래량의 영향력은 오히려 2000년대 들어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각 구간마다 유가와 투기적 거래량의 변동은 동일한 경제 변수에 의해 설명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이들 변수는 해당 기간에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시장에 예상치 못한(unexpected) 정보로 작용하여 가격 변동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