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 각 지역의 산업구조가 산업 중심에서 정보화 사회로 변화하면서 공업과 생산업 등이 쇠퇴하며 유휴공간이 발생하였다. 이에 따라 정비사업과 함께 도시재생을 통해 유휴공간을 활용하는 문화공간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국내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탄생한 복합문화공간은 자본과 사업이 먼저 투입되고 운영방식이 체계적으로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되어 지역의 역사와 흔적인 산업유산이 다시 유휴공간으로 전락하여 재유휴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역의 소규모 복합문화공간들은 도심 내 위치한 대규모 복합문화공간들에 비해 비교적 인구 유입이 어렵고 접근성이 낮아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본 논문은 광주 근교에 위치한 상대적으로 경제 규모가 작은 지자체인 담양군의 유휴공간을 재생한 복합문화공간 담빛예술창고와 해동문화예술촌을 중점적으로 그 현황과 문제점을 고찰하고 공적 의미와 활동들이 잘 발현되고 있는지 분석한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 적용가능한 활성화 방안을 제시한다. 각 공간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뿐 아니라 전문가 및 직원들과의 심층적인 인터뷰를 수행하고 방문객 및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하여 본 연구의 신뢰도와 타당성을 높이고자 했다.
국 ·내외 선행사례도 간략히 살펴보며 비교 고찰한다. 국내사례로는 담빛예술창고와 해동문화예술촌과 같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진행한 '산업단지 및 폐산업시설문화재생' 정책 사업에 선정된 공간들인 광명 업사이클 아트센터, 완주 삼례책마을, 전주 팔복예술공장을 다룬다. 국외사례로는 태국 치앙마이 반캉왓 예술마을과 일본 나오시마 아트 프로젝트를 고찰한다. 반캉왓 예술마을은 지역민들과 예술마을이 함께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삶을 추구하고 있었으며, 나오시마 아트 프로젝트는 장기간에 걸쳐 시민참여가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다. 반면 국내사례는 지역주민의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참여로 이루어지는 공론장 형성이 미비하며 지역성·공공성·장소성 등의 측면에서 여러 문제가 파생되고 있다.
유휴공간 재생을 통한 복합문화공간은 기획자 및 예술가들에 의해 공공성과 지역의 주요 기능을 담당하던 역사와 문화적 가치인 장소성을 확보하며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서로 연관되어 작용해야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오래 머물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담양군의 정체성 및 지역적 특성은 대나무, 에코, 휴식 등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담빛예술창고와 해동문화예술촌에서는 실제 이러한 정체성을 반영하거나 구축하는 프로그램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역의 주요 관광지와 복합문화공간과 연계하고 문화예술을 매개로 지속적으로 주민과 소통하는 프로그램을 활성화한다면 주민들에게 공간에 대한 애착심을 키워주고 향후 자생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국내 도시재생을 통한 복합문화공간은 대부분 현재진행형으로 약 5년 이하로 진행되고 있어 운영방식이 체계적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담양 복합문화공간 역시 대부분의 직원이 1년 이하의 계약직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문성 및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 공간 내 인력을 장기적 계약을 할 수 있는 정책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며 지역의 독특한 콘텐츠를 통해 일상 속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