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저소득 암생존자가 경험하는 어려움과 이에 따른 사회적 고립 및 대처 과정을 심층적으로 알아보고자 하였으며, 이를 통하여 연구 대상자들의 미충족 욕구와 필요한 지원을 파악하여 정책적, 실천적 제언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질적 사례연구이다.
연구자는 만 19세 이상의 성인으로 암 진단을 받고 적극적인 치료를 마친 기초생활수급자 또는 차상위 대상자 총 6명을 모집하여 심층 면담을 하였다. 환자의 경험을 다각도로 확인하기 위해서 수술과 항암요법 또는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로 정했고, 적극적인 암 치료는 끝났지만 아직 5년이 지나지 않아 완치 판정을 받지 못하여 신체적, 정신적으로 암의 영향을 받고 있는 시기의 대상자를 선정하였다.
본 연구는 연구방법 중에서도 질적 사례연구를 선택하여 사례 내 분석(within case analysis)과 사례 간 분석(between case analysis)을 활용하였다. 사례 내 분석에서는 각 연구 참여자와 진행한 심층면담을 근거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개인의 개별성과 특수성을 정리하였으며, 사례 간 분석에서는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공통점을 취합하였다. 그 결과 16개의 상위범주와 36개의 하위범주가 도출되었다. 16개의 상위범주는 시간의 순서에 따른 변화로 정리하였다. 그리고 36개의 하위범주를 통해서 그들이 직면하는 상황과 어려움을 포괄적으로 이해하며 구체화 하였다.
본 연구에 참여한 저소득 암생존자들의 암을 진단 받기 전의 삶은 '행복한 일상', '노력하면 얻을 수 있었던 것들' 총 2가지 상위범주로 정리되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 삶인지 고민하며 '의미를 추구하면서 느끼는 행복'과 '자신의 일을 즐기며 사는 삶'이었다. 암 진단 전의 삶에서도 인생의 위기사건들은 있었지만 노력을 통해 '경제적 안정성'과 '원만한 대인관계'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암 진단과 함께 위기가 시작되었다. '일상의 무너짐'과 '암세포와 함께 파괴되는 나의 삶'이 하위범주로 구체화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료의 원동력이 되어준 소중한 타인' 때문에 치료를 완주할 수 있었으며, 암 치료 후 경험하는 '삶에 대한 성찰 그리고 성숙'과 같이 긍정적인 변화도 확인되었다.
하지만 참여자들은 암 진단 전의 삶과는 다르게 노력해도 해결되지 않는 어려움과 치료는 끝났지만 또 다시 시작되는 고통의 도돌이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치료 종료 후에도 여전히 지속되는 어려움', '암보다 더 무서운 빈곤의 늪' 그리고 '고통이 침묵으로 : 만성화된 외로움과 짙어지는 고립과정'으로 인해 스스로의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기에는 쉽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만성화된 외로움은 또다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게 만들고 이는 스스로를 더 깊은 고립이라는 동굴 속으로 숨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다. 이에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되지 않는 어려움과 보이지 않는 희망', '개인의 대처, 소극적인 도움 추구 방식' 총 2가지 상위범주로 정리되었다. 또한 개인의 대처전략 부족 문제뿐만 아니라 '냉혹한 현실과 미달성된 욕구', '호소해도 도와주지 않는 공공안전망'으로 인해 사회로부터, 서비스로부터의 배제 경험을 한다는 것을 파악하였다. 암이라는 질병에 빈곤까지 더해지며 심화되는 고립과정이 발생하였다. 이로 인해 저소득 암생존자들은 이전과는 다르게 자신의 삶을 책임지기가 어려워 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필요한 지원으로는 '의지할 수 있는 타인', '회복을 위한 발판', '사회복귀를 돕는 안전한 공적 안전망' 총 3가지 상위 범주가 확인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저소득 암생존자들이 경험한 어려움과 사회적 고립 및 대처과정을 심층면담을 통해서 확인하고 그들의 경험 및 특성을 검토하여 다음과 같은 논의점을 도출하였다.
첫째, 저소득 암생존자의 신체적, 심리적 어려움으로 인한 사회적 고립 과정을 확인하였다. 둘째, 고립을 벗어나기에는 부족한 저소득 암생존자들의 대처 방법을 확인하였다. 셋째, 치료 후 경험하는 긍정적 변화를 발견하였다. 넷째, 다시 무너질 수밖에 없는 요소를 확인하였다. 다섯째, 저소득 암생존자를 위한 지지체계 구축, 찾아가는 시스템적 접근이 필요함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는 저소득 암생존자가 경험하는 어려움을 살펴보고 그 어려움이 사회적 고립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경험하는 어려움에 어떤 방식으로 대처했는지 살펴보고 지원방안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본 연구의 한계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의 대상이 총 6명으로 전체 저소득 암생존자의 경험으로 대표성을 가질 수 없다. 둘째, 이 연구는 경기도 소재 S대학교병원에서만 대상자가 모집되었고 모두 서울, 경기도 지역의 대상자들로 지역적 특성을 배제할 필요가 있다. 셋째, 연구 참여자들은 암 종류에 따라 치료방법과 치료기간, 증상이 모두 다르며 이에 치료 경과나 예후에 대한 이해도가 다를 수 있지만 이러한 요인들을 세밀하게 구체적으로 분석하지 못한 점은 본 연구의 한계점이라 할 수 있다. 여러 병원과 다양한 사례 수를 통해 저소득 암생존자의 사회적 고립 및 대처과정에 대한 대표성을 확보하는 연구가 이루어져 위에서 언급한 한계가 보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