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개정 교육과정은 2018학년도 고등학교 신입생부터 시행하게 되어 현재 고등학교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모두 적용되고 있는 교육과정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학생의 적성과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이수할 수 있도록 공통 과목과 선택 과목으로 이루어져 있고, 선택과목은 일반 선택 과목과 진로 선택 과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학교과의 경우 공통 과목으로 「수학」이 있고, 선택 과목 중 일반 선택 과목으로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 「확률과 통계」가 있고, 선택 과목 중 진로 선택 과목으로 「실용수학」, 「기하」, 「경제수학」, 「수학과제 탐구」가 있다(교육부, 2017). 고교학점제는 학생 개개인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교과목을 스스로 선택하여 이수하고, 누적학점이 일정기준에 도달하면 졸업하는 제도를 말한다(교육부, 2017).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시행하는 제도가 고교학점제라 볼 수 있다. 현재의 고교학점제는 학점제 도입 기반을 마련하는 단계에 있고, 정책연구 및 제도 개선을 통해 2025년부터 전면 시행을 앞두고 있다. 고등학교 교육의 변화는 대입제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본 논문에서는 수학교과를 중심으로 고교학점제와 대입제도의 연계성에 대해 대입구조를 분석해보고,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대입제도의 연계 방향과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처음 적용되어 첫 대입을 치르게 되는 현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의 2021학년도 대입 전형을 분석해보면 정시 전형에서는 상위권 대학을 제외하고는 수학 영역에 대해 전공에 따른 지정응시영역(가형/나형)을 제시하고 있지 않았고, 수시 전형 중 학생부 교과 전형에서는 이수 과목에 대한 정량평가 방식만 제시되어 있을 뿐 전공 관련 과목의 이수여부는 반영되지 않고 있었다. 대입제도에서 학생의 진로와 적성에 따른 교과목 선택이 중요하게 반영되지 못하다보니 학생들의 과목 선택은 진로와 적성에 따른 선택이 아닌 대입을 위한 선택이 될 가능성이 있다. 고교학점제로 학생의 선택의 폭은 확대되었지만 그 선택의 기준이 대입이 된다면 학습에 위계가 있는 수학의 경우 대학 진학 후 학습 결손과 이에 따른 대학 중도탈락이 우려된다.
경기 남부 4개 고등학교 교육과정 편제표 사례를 분석한 결과 고교학점제 취지와 다른 교육과정 편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수학Ⅰ」, 「수학Ⅱ」의 경우 수능을 고려하여 선택이 없이 모두 이수하도록 하는 과목 편제가 대부분 학교에서 있었고, 학생 과목 선택권은 크게 보장되지 못하는 수능 과목 중심의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에 그치는 모습을 보였으며, 학년과 관계없이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대학의 학점제와 같은 모습의 편제는 찾기 어려웠다. 이는 교육과정 편제에 대한 수학 교사 인터뷰를 통해 현 교육 현실 속에서 교육과정 편제의 어려움과 한계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교학점제가 취지에 맞게 시행되기 위해서는 대입제도와 다음과 같은 연계성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첫째, 2022학년부터 적용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영역 선택과목인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과목은 대학의 전공 관련여부에 따른 선택과목 지정이 필요하다. 둘째, 대입 전형의 구조속에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경제수학」과 같이 진로와 전공에 관련된 과목에 대해 이수/미이수 평가가 반영될 수 있도록 전공과련 과목 이수 가산점 또는 미이수 감점의 평가구조 도입이 필요하다. 셋째, 대학중도탈락률을 낮추기 위해 전공관련 미이수 과목이 존재하거나 미흡한 성취도를 보이는 학생을 위한 대학의 연계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넷째, 11월에 시행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일정을 고려한 3학년 1학기로 마무리 되는 교육과정 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 고등학교 3학년의 경우 대입을 위해 1학기까지 진도를 마무리해야 하기에 대학 학점제처럼 학년과 상관없이 과목을 선택할 수 있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 다섯째,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대학 교육에 필요한 수학 능력 측정'의 도구가 되기 위해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영역의 절대평가 도입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교육과정 개정은 개정의 방향이 대입제도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 교육과정과 대입제도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 변화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