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처음으로 사본들 간의 이문(異文)을 비교하는 비평장치를 수록한 존 밀의 Novum Testamentum Graecum (1707) 출간 이후, 성경은 그 형성과정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이들에 의한 비판이 상존하였다. 그 중 주목할 만한 비판 중 하나는 여성의 품행에 대해 지적하고 있는 고린도전서 14:34-35의 원문을 찾고자 하는 시도이다. 본 연구는 여러 고대 사본들 가운데 나타난 고린도전서 14:34-35의 불일치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비평방법을 사용함으로써 "과연 고린도전서 14:34-35은 진정 바울의 가르침인가 아니면 후대 필사가의 삽입 본문인가?"에 대한 질문에 객관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는 본문비평을 통해 원문을 검토함으로서 고대 지중해 문화나 현대 사회의 이데올로기적 시각에 구속받는 해석이 아닌 사도 바울이 직접 기록한 본문을 식별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고린도전서 14:34-35의 후대 삽입설을 강력히 주장하는 성경 신학자들 중에는 고든 D. 피, 필립 B. 페인 그리고 한스 콘첼만 등이 있다. 이들의 가설은 외증과 내증의 측면에서 매우 신중히 검토되어야 한다. 고린도전서의 본문은 그 어떤 정치적 사안에도 구속받지 않는 본문 중심적인 비평적 탐구가 필요하다. 엄격한 본문 비평적 탐구가 이루어진 이후에 우리는 교회 안에서 여성의 역할과 이와 관련된 교회론적 주제들에 대한 바울의 신학적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 본문의 진정성을 검토하는 작업은 바울의 신학을 이해하는데 있어 분리될 수 없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본 논문의 목적은 고린도전서 14:34-35가 여성안수에 대한 증거본문으로 사용될 수 있는가에 대한 여부를 묻는 것이 아니라, 본문비평을 통하여 해당 본문의 진정성(authenticity)을 검토하는 작업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