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 한국어 교재는 KSL(Korean as a Second Language) 학습자들을 위한 한국어 교재이다. KSL 학습자들은 한국어를 제2언어로 배워야 하며, 학교생활 기반의 의사소통 능력 강화, 학업 이수 능력을 위한 학습 도구 한국어도 배워야 하는 학습자이기 때문에 성인 학습자와는 다른 목적으로 한국어를 학습한다.
본 연구는 새롭게 출간된 표준 한국어 교재를 분석하였다. 그 분석 대상은 학습 도구 한국어가 실현된 중급 교재들인데 『중학생을 위한 표준 한국어 학습 도구와 중고등학생을 위한 표준 한국어 의사소통 3, 4』이다. 본 연구는 이런 중급 교재들을 분석한 후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데 목적이 있다.
표준 한국어 교재는 대상이 학령기 KSL 학습자이기 때문에 기존 성인 대상의 교재 분석 기준을 토대로 분석하는 것이 부적절할 수 있다. 이에 성인 대상 교재의 분석 기준에서 일상생활 및 학교생활을 감당하는 학생임을 고려하여 기존 분석 기준을 참고하되, 이를 적절히 변형하여 그 분석 기준을 마련하였다.
본 연구는 내적 요소 분석이 주가 된다. 내적 요소 분석에는 교재 구성 분석과 교재 내용 분석이 있다. 교재 구성 분석은 교육 목표, 전체 구성 원리, 교수요목, 단원 내 구성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교재 내용과 관련해서는 주제, 문법, 어휘, 발음 및 문화를 중심으로 분석을 시도했다. 이런 분석을 시도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첫째, 주제는 한국어 교육과정 목록과 상당히 일치하지 않았다. 또 주제는 학령기 KSL 학습자가 학교나 일상생활에서 관련이 있는 실제적인 주제로 구성되었다. 또한 '2017년 국제통용 한국어 표준 교육과정의 주제 등급화'를 바탕으로 주제 범주가 대부분 3급과 4급으로 제시되었다. 그러나 주제 범주가 다양하지는 않았다.
둘째, 문법은 필수 영역과 선택 영역으로 분석하였다. 필수 영역은 '제시-설명-예문-연습'이라는 학습 방법이었지만 선택 영역은 그렇지 않았다. 연구자는 1학기 160시간 동안 제시한 문법 양을 학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였다. 또한 교재별 문법 항목을 한국어 교육과정, 국제통용 한국어 표준 모형과 비교·분석하였다. 그 결과 교재별로 일치 여부가 조금씩 달랐다.
셋째, 어휘는 필수 영역은 그림과 단어 제시로, 선택 영역은 단어로만 제시되었다. 또 어휘에 대한 설명이 따로 제시되어 있지 않아 다른 부속물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한국어 교육과정 중학교 언어 재료를 참고하여 교재별 어휘 양과 어휘수준의 적절성도 분석했다. 먼저 『중고등학생을 위한 표준 한국어 의사소통 3, 4』 교재 어휘는 학교생활 어휘에 비해서 일상생활 어휘가 많이 제시되었다. 『중학생을 위한 표준 한국어 학습 도구』 교재의 학습 도구 한국어는 상당부분 한국어 교육과정과 일치하지 않았다. 그리고 중급 교재에서 제시하는 어휘 양이 1,000개 정도가 되는데 이는 이전 표준 한국어 교재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많은 양이 제시되었기 때문에 기존 시수 안에서 학습하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넷째, 발음 및 문화에서는 발음 병기가 모든 어휘에 제시되지 않았고, 발음을 학습하기 위한 부속물 CD가 제공되지 않았다. 또한 문화는 언어 학습에 있어 중요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수업 시수에 포함되지 못한 점과 문화 영역 내용들이 각 단원의 주제와 뚜렷한 연관성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하여 몇 가지 개선점을 제안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재에서 제시하는 주제를 한국어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주제와 일치시키고, 또 국제통용 한국어 표준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주제 범주를 참고하여 다양한 주제가 제공될 필요가 있다.
둘째, 문법 학습 방법이 필수 영역이나 선택 영역에 상관없이 통일되고 문법양이 현행 중학교 한국어 수업에 적절한지 점검해보아야 한다. 또한 교재의 문법이 한국어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중급 문법과의 일치가 필요하다.
셋째, 의사소통 한국어의 언어 재료로 제시된 일상생활 어휘와 학교생활 어휘가 교재에서 균형을 이루며 제시되고, 중급 수준에 맞는 다양한 관용어, 연어나 속담 등 다양한 중급 어휘가 제공될 필요가 있다.
넷째, 발음 제시에 필요한 부속물 등이 제공되어야 하고, 문화는 일상 문화와 학교 문화뿐만 아니라 예술, 문학, 역사 등 다양한 문화 교육 영역으로의 확대가 필요하다.
끝으로 본 연구를 통하여 학령기 KSL 학습자를 위한 교재 개발에 관한 논의가 확장되기 바라며, 학령기 KSL 학습자를 위한 다양한 교재가 마련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