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의 등장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발달로 인해 연예 뉴스 시장의 규모가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다. 화제성의 지표로 통하는 주요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와 포털의 뉴스 메인 페이지를 연예 관련 이슈와 연예 관련 기사가 장악한 지 오래다.
늘어난 뉴스 수요를 맞추기 위해 인터넷 연예 신문과 연예 담당 기자들도 함께 늘어나는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연예 저널리즘'이라는 분야에 대한 학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주로 기사 자체의 선정성과 낮은 품질 등에 초점을 맞춰 이뤄지고 있지만, 기사를 직접 작성하는 연예 담당 기자들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다.
본 연구는 연예 담당 기자들의 인식을 직접적으로 조사해 한국 연예저널리즘의 현황을 살펴보고자 하는 취지로 국내 다수의 매체에서 근무 중인 연예 담당 기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 연예 담당 기자의 교육 수준과 연예 뉴스에 대한 인식, 기자의 전문성, 윤리성 등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에 대해 알아봤다. 또 이를 일반 기자들과 비교해 인식 차이를 확인하고자 했다.
조사 결과 연예 담당 기자들의 전공에서 나타나는 일반 기자와 다른 두드러진 특징은 예체능계열의 분포였다. 일반 기자의 전공이 인문학 계열과 신문방송계열 중심으로 나타난 것과 달리, 연예 담당 기자는 신문방송계열과 예체능계열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공이 연예 기사 작성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고 답한 연예 담당 기자들의 전공에서도 방송/연예계열 포함 예체능계열의 비중이 컸다. 이는 주요 취재 대상이 연예인이기 때문에 이들이 생산하는 콘텐츠와 밀접한 영향이 있는 예체능 계열 전공자의 관심이 높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연예 담당 기자들이 직업을 선택한 이유에서도 일반 기자와의 차이점이 나타났다. 특히 '연예계에 대한 흥미에 따라' 직업을 선택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엔터 산업 발달에 따라 연예계에 대한 관심이 단순 흥미를 넘어 직업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 됐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는 기사 품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연예계에 대한 흥미가 지나칠 경우 기사 객관성은 떨어질 수 있지만, 전문성과 심층성에서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특별한 동기 없이 우연한 기회에'라는 답변을 적어낸 연예 담당 기자도 상당수였는데, 이 항목은 연예 담당 기자의 '진입장벽'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으로도 생각할 여지가 있다.
취재 보도 형태를 살펴보면 연예 담당 기자는 일주일 동안 평균 70.28건의 기사를 썼다. 이는 일반 기자의 평균 22.4건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기사 종류는 대부분이 스트레이트성 기사로, 기획성 기사의 비중은 그리 높지 않았다. 이는 연예 기사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예 담당 기자가 생각하는 연예 뉴스에 대한 인식은 일반 기자가 생각하는 일반 뉴스에 대한 인식에 비해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특히 '우리나라 연예 기사 보도는 자유롭다'라는 항목에 대해, 일반 기자에 비해 긍정적 답변을 했다.
자율성에 대한 인식은 '연예 담당 기자의 기사화 과정에서의 자율성'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반 기자에 비해 높은 수치로 기사화 여부 결정, 기사 작성, 기사 최종 보도 단계에서 자유롭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사화 과정에서의 자율성 증가는 전문직주의와 연결 지어 기자의 전문성 증가로도 볼 수 있겠지만, 심층 인터뷰 등을 통해 파악한 연예 담당 기자의 자율성은 '속보 경쟁'에 따라 신속성에 무게를 둔 연예 매체에서 '선출고, 후데스킹' 방침을 세웠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연예 담당 기자와 일반 기자 모두 전문성 및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 재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 연예 담당 기자의 재교육률은 일반 기자와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았다.
교육에 필요한 프로그램으로 연예 담당 기자는 '취재 보도 관련 윤리 및 법제' '취재 보도 관련 전문 지식' '기사쓰기, 편집, 편성 및 제작 실무' '탐사보도 기법' 등 기사 작성과 보도에 대한 것들을 주로 꼽았다. '엔터 산업 전반 교육' '실용음악과 영화‧방송 촬영기법 교육' 등 취재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영역에 대한 교육도 있었다.
가짜뉴스와 오보에 대한 심각성은 연예 담당 기자와 일반 기자 모두 높은 수치로 '심각하다'고 답했지만, 오보를 낸 경험은 연예 담당 기자가 일반 기자보다 많았다. 오보를 내는 이유는 일반 기자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인격권 침해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연예 담당 기자가 일반 기자보다 더 심각한 편이라고 생각했다. 연예 담당 기자가 생각하는 인격권 침해의 원인은 대체로 '언론사 간 특종 및 속보 경쟁' '흥미 위주의 보도'에 있었다.
윤리성의 한 축으로 연예 담당 기자의 김영란법에 대한 인식도 조사했다. 일반 기자와 마찬가지로 연예 담당 기자들 역시 김영란법 시행 이후 기자들 내부 금품수수나 접대 관행이 '대체로 줄었다'고 답했지만, 기사 작성이나 취재에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답변이 우세했다.
이 연구는 점차 규모가 커져가고 있지만, 정치, 경제, 사회에 비해 학술적 연구가 많이 이뤄지지 않았던 '연예 저널리즘'을 주제로 선정, 연예 담당 기자들의 인식을 직접적으로 조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연구를 통해 연예 담당 기자의 연예 뉴스에 대한 인식을 비롯해 취재 원칙과 전문성, 윤리성에 대한 인식을 확인했으며, 또 연예 담당 기자의 인식이 일반 기자 통계와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를 알 수 있었다. 또 파악된 연예 담당 기자의 특수한 성향을 바탕으로 이러한 특징이 연예 뉴스의 품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알아봤다.
이를 통해 연예저널리즘의 현황과 위상을 실증적으로 파악하고, 연예뉴스의 품질에 대한 논의를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