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정치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갖고 있다. 사람들이 모이는 교회도 마찬가지로 정치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갖고 있다. 가끔 정치에 대한 의견을 갖고 있는 교회가 정치를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 물론 교회는 부름 받은 사람들의 모임으로, 사회이며, 정치가 필요한 곳이다. 그렇다면 교회는 정치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본 논문은 기독교 현실주의(The Christian Realism)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기독교 현실주의는 라인홀드 니버(Reinhold Niebuhr, 1892-1971)로부터 시작된 개념이다. 이 개념은 이상을 추구하는 인간이 어떻게 이상에 가까운 답을 찾아낼 수 있는지에 대한 삶의 방식과 태도를 뜻한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현실 속에서 이상을 추구할 수 있는 존재이다. 인간들은 모여서 사회를 이루고, 생각해왔던 이상을 실현하고자 한다. 그러나 여기서 두 가지의 문제가 발생한다. 하나는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이면서 동시에 유한성을 지닌 존재라는 것이다. 유한성을 지닌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인 것을 잊고, 마치 하나님인 것처럼 이상을 모두 실현하려는 교만을 저지르게 된다. 니버는 그것을 죄라고 주장한다. 그렇게 죄인들이 모여서 이상을 실현하고자 하는데, 두 번째 문제가 발생한다. 인간이 생각하는 이상들이 각자 다른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파악한 니버는 기독교 현실주의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기독교 현실주의는 이상을 모두 실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상에 근접하게 실현할 수 있도록 현실을 고려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인간은 자신이 하나님이 아닌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것과 유한한 존재임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인간들 서로가 모여서 현실을 고려하고, 현실에 실현 가능한 이상을 이상에 가깝게 실현하는 것이다. 이러한 삶의 태도가 기독교 현실주의다.
결론적으로 필자는 본 논문을 통해 교회가 사회 속에서 기독교 현실주의와 같은 태도를 지니라고 주장한다. 교회는 어떠한 정치적 이념을 선택하는 것이 아닌 겸손의 자세를 지녀야 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이상을 실현할 수 없는 유한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회는 하나님께서 주신 이상을 기준으로 두고, 이상에 가깝게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본 논문은 정치를 바라볼 때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고민하는 교회들에게 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