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예로부터 영산으로 알려진 금오산 정상에 조성된 금오산 마애여래입상의 특징을 알아보고 산 정상에 조성한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하였다. 이것을 밝히기에 앞서 금오산은 어떠한 입지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또 정확한 연도가 밝혀진 고려시대 마애불들은 어떠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금오산에 대한 기록은 1681년에 최현이 편찬한 『일선지(一善誌)』에 남겨져 있다. 이 책에서는 선산에 있는 34개의 사찰, 암자와 굴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보봉사'는 마애불과 연관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고려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알려진 마애불 가운데 조성 연도가 밝혀진 것은 이천 장암리 마애보살반가상(981), 고령 개포동 석조관음보살좌상(985), 원주 홍양리 마애불좌상(1090), 거창 가섭암지 마애여래삼존입상(1111) 총 4점이다. 따라서 이 4점은 어떠한 특징을 보이는지 살펴보았다. 상체는 부조이나 하체는 선각이며 얼굴은 방형에 양감이 풍부하다. 신체표현은 비례가 맞지 않고 둥근 느낌을 준다. 그러나 지물이 표현되었거나 보살이 지닌 상징성을 강조할 때는 정교하게 작업하였다. 옷 주름은 도식화되어 전체적으로 지방색이 강하게 느껴지도록 표현되었다.
금오산 마애여래입상과 유사한 특징을 보이는 상으로는 안성 죽산리 석불입상과 안성 봉업사지 석조여래입상인데 신체에 비해 얼굴이 크고 머리라인에 새김선을 넣어 머리와 얼굴을 구분하는 점, 정면에서는 넓직한 방형이지만 옆에서 볼 때는 계란형인 얼굴, 가늘고 긴 눈, 도톰하면서 작은 입 등의 표현이 닮아있다.
금오산 마애여래입상의 가장 큰 특징은 산 정상에 조성되었다는 것인데, 이것에 대한 이유는 경전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菩提場所說一字頂輪王經』에서는 산 정상에 불상을 조성하고 21만번의 진언을 외면 사람 가운데 가장 높은 위치를 획득할 수 있다 이야기한다. 『不空羂索神變眞言經』에서는 산 정상에서 공양을 하면 큰 복을 얻고 하늘이 옹호해준다 이야기 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이유로 금오산 정상에 불상을 조성하고 목조건축물을 지어 그 곳에서 공양을 드린 것으로 추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