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한국어 불평 화행을 실현시키는 다양한 전략에 따라서 외국인 학습자가 화자의 불평 강도를 인지하는 것에 한국어 모어 화자와 어떠한 차이가 나타나는지를 확인하는 것에 있다. 이는 외국인 학습자가 인지하기 어려워하는 특정 불평 화행 전략을 확인하고, 최종적으로는 그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해 외국인 학습자의 화용적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함이다.
실험 대상으로는 한국어 능력 5급 이상 수준의 외국인 학습자와 한국어 모어 화자 각각 32명을 선정하였고, 실험 방식은 비대면 설문조사로 실시하였다. 설문지는 불평 화행이 실현된 대화문 8개, 일반 대화문 4개, 총 12개의 대화문으로 구성되었으며 각 대화문은 선행 연구를 참고해 선정된 불평 화행 4개 전략을 기준으로 불평 강도에 영향을 미치는 기타 변수를 최대한 통제한 상황에서 제작되었다. 설문지의 문항은 피험자가 대화문을 읽고 불평 화행 발화자의 기분을 추측해 응답하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실험 결과, 한국어 불평 화행은 전략에 따라 청자가 불평 강도를 인지하는 것에 차이가 존재함이 확인되었다. 그리고 그 차이가 나타나는 양상 또한 외국인 학습자와 한국어 모어 화자 사이에 다르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공통적으로 두 그룹은 '원인 짐작하기' 전략을 통한 불평화행을 가장 낮은 불평 강도로 받아들였다. 나머지 세 전략의 경우, 외국인 학습자는 '질문하기, 정보 제시하기, 돌려 말하기' 순으로 불평 강도를 강하게 인지했지만, 한국어 모어 화자의 경우 나머지 전략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두 그룹 간 전략에 따른 불평 강도 인지 양상에 차이를 보이는 원인으로, 해당 전략이 언어 보편적인 특성에서 비롯된 것인지, 한국어의 유표적 특성에서 비롯된 것인지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였다.
가령, '질문하기' 전략의 경우 외국인 학습자도 한국어 모어 화자와 동일한 수준으로 불평 강도를 인지했는데, 이는 해당 전략이 언어 보편적인 특성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조적으로, '돌려 말하기' 전략의 경우 외국인 학습자는 한국어 모어 화자에 비해 이를 낮은 불평 강도로 받아들였는데, 이는 해당 전략이 한국어의 유표적 특성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대조언어학적 지식을 활용해 한국어의 유표적 특성으로부터 비롯된 화행 전략을 교육하는 것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