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한국의 예비 중등영어교사들의 정체성을 탐색하는 것으로, 2019년 서울 소재의 H교육대학원에 재학중인 비원어민 예비 영어교사 7인의 정체성을 고찰하였다. 연구자를 포함하여 8명으로 구성된 동료지지집단에서 6주간 주1회 오프라인 토론모임과 주2회 온라인 공개저널 작성을 통하여 녹취 및 문서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수집된 자료 중에서 연구참여자들의 교사정체성이 드러나는 자료들을 반복적 비교분석법을 통하여 정리하였다. 그 결과 연구참여자들의 교사정체성은 크게 1) 공교육과 공교육 교사의 역할에 대한 신념, 2) 좋은 교사 및 좋은 수업에 대한 신념, 3) 미래의 교사로서 역량 갖춤에 대한 자신감 결여, 4) 비원어민 영어교사로서의 인식이라는 4개의 카테고리로 정리되었다.
먼저 예비영어교사들은 사회경제적 여건이 갖추어진 학생들이 경쟁적으로 영어를 배우는 사교육과 대비되는 공교육과 공교육 교사의 역할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공교육 교사는 모든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을 제공하고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도모하며 학습에서 소외되거나 뒤처지는 학생들의 영어 학습을 책임지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드러났다.
둘째로 예비교사들은 과거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좋은 교사 및 좋은 수업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러한 기존 신념은 예비교사 기간에 겪는 새로운 교육경험을 통하여 수정과 발전을 겪는 양상을 보였다. 각 예비교사가 생각하는 좋은 수업의 구체적인 내용은 조금씩 달랐으나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이들은 자신을 학습자 입장에서 투영하며 학습자에게 흥미롭고 의미 있게 받아들여지는 수업을 좋은 수업이라고 여겼다.
셋째로 예비교사들은 미래에 교사가 되면 갖추어야 하는 다양한 역량들을 현재 갖추지 못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먼저 예비영어교사들이 활동 중심 수업에 대한 배움과 경험의 부족으로 활동 중심 수업 설계와 진행에 대한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음이 드러났다. 또한 이들은 교실수업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다양한 역량이 정작 교사가 될 자신에게는 미비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한편 예비교사들은 수업전문성 및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력 면에서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들은 다양한 상황에서 학생과들의 관계를 능숙하고 책임감 있게 관리하고 운영해 나가는 데에 대한 걱정을 가지고 있었으며, 교사는 이를 위하여 자기개발 및 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하다고 여겼다. 또한 예비교사들은 학생을 지도하거나 교실수업을 진행함에 있어서 단호한 태도를 취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지만 이에 대하여 명료한 이해 및 원인분석이나 해결책에 이르지 못하고 있었다.
넷째로 예비교사들의 비원어민 영어교사로서의 정체성은 자료수집 3주차부터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났다. 영어 유창성에 대한 자신감 결여와 좌절감, 교육기관의 원어수업 요구에 대한 부담감 등의 부정적인 정체성 외에도 영어교육 시장에서 과거에 비해 비원어민 영어교사의 전문성이 인정받는 추세에 대한 기대감, 계속해서 배우는 자세로 비원어민 영어교육 전문가가 되기를 희망하는 긍정적인 상상적 정체성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이와 같이 본 연구결과가 제시하는 예비영어교사의 자신감 결여나 문제에 대한 객관적 분석 및 해결을 어려워하는 모습, 비원어민으로서 느끼는 어려움을 개방하는 것이 지연되고 있는 모습 등은 예비영어교사들의 정체성 형성이 학생인 예비영어교사 개인의 수준에서 정체되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본 연구는 동료지지집단 프로세스를 통한 영어 예비교사들의 교사 정체성 탐색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에 본 연구는 동료지지집단을 통한 교사정체성 탐색의 후속 연구를 제언하며, 교사교육 프로그램이 보다 적극적으로 예비영어교사들의 정체성 이슈와 관련된 교육적 과제를 해결하고 성찰을 지도할 것을 제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