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밀레니얼 세대'라고 일컬어지는 현대 청년세대의 소비형태 중에서도 청년여성의 구조화된 소비를 밝히는데 목적이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 초에서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세대를 말하는데 이들은 여느 세대보다 높은 대학진학률과 인터넷 기술과 같은 혜택을 받으며 자라났지만, 2008년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성인이 된 이후에는 다른 세대들에 비해 결혼과 내 집 마련을 포기하거나 미루는 특징이 있는 세대이다.
한국의 경우 N포세대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는 우리나라 청년들의 이행경로에서 표준적인 사회 시간표를 이행해야만 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청년의 생애 이행경로는 남성 중심의 언어로 표현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기존의 표준화된 청년 담론에서 벗어나 젠더 무감성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청년들의 소비문화를 통해 청년 여성들의 구조화된 소비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특히 2018년 열풍을 일으켰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줄임말인 '소확행'은 밀레니얼 세대들이 처한 저임금의 불안한 현실에서 적은비용으로 확실하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전형적인 구조화된 청년들의 대표적인 소비형태라고 파악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청년의 구조화된 소비인 '소확행'이 청년여성의 소비에서는 어떠한 의미로 해석되는지를 파악하고 청년여성의 구조화된 소비를 밝히는데 목적이 있다.
기존의 청년 및 여성담론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여성의 비정규직 비율과 낮은 임금상태가 확인된 바 있다. 그러나 안정적인 고용과 수입을 가지고 있는 청년, 특히 그러한 위치에 있는 청년 여성에 대한 연구는 이루어진 바는 없다. 물론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여성에 대한 담론으로 30대 중반 이상의 미혼 여성 가운데 학력이 높고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여성을 이르는 말인 '골드미스(Gold miss)' 담론이 등장한 바 있으나 30대 중반 이상의 비혼여성으로 청년층에 속하는 연령으로 보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안정적인 고용과 수입을 가진 청년 여성들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통해 구조적인 소비의 문제가 세대 간 그 중에서도 성별에 의해 나타나는 특징임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인터뷰 대상자들을 선정할 때 광범위한 밀레니어 세대 중에서도 25-35세로 한정하여 세대 간의 동질성을 가지도록 하였으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소득수준 및 고용형태와, 비슷한 직업군에 속하는 사람들 속에서의 청년 여성과 청년 남성 간의 소비문화와 패턴을 비교하여 같은 세대 및 직업군에서의 성별의 차이가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사례자들을 선정하였다. 이를 통해 고용과 임금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청년여성의 경우에도 청년여성들이 겪는 불안감이 존재하는지, 그러한 불안감이 청년여성의 경우 남성청년과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 분석해 보았다.
연구 결과, 청년들은 공통적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안정적인 고용형태와 임금수준을 가진 여성 또한 청년 남성들과 달리 겪는 '채용기회의 박탈', '경력단절의 가능성' 등의 불안감이 존재함을 알 수 있었다. 이와 덧붙여 청년여성들의 경제력이 확장되어 가면서 여성의 소비력 또한 상승하고 있음에도 여성의 소비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여성 호명 현상은 사회가 인식하는 여성의 생애주기가 남성 청년과는 다르게 존재하고 있다는 점 또한 파악할 수 있었다
따라서 본 연구의 의의는 비교적 고용과 임금 및 커리어적 측면에서 안정성을 가지고 있는 청년여성의 경우라도 청년남성이 겪는 청년들의 일반적인 불안감을 넘어서 청년여성이라는 위치로 인해 겪는 '불안'이 존재함을 시사하는데 있다. 뿐만 아니라, 여성 임금 노동자로서 경험하는 구조화된 소비가 '소확행'으로 이어지게 되며, 그러한 소비가 남성 보다 더욱 견고하게 구조화되어져 있음을 본 연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