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에스겔 36장에 나타난 루아흐에 대한 연구로, 그 기능을 밝히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에스겔은 포로기 이후 생성된 묵시 문학 중 하나로서, 묵시 문학의 가장 큰 특징인 환상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한다. 이때 이 환상과 심판에 대한 예언은 루아흐를 중심으로 연결된다. 그렇기에 에스겔에서 루아흐는 중심적인 역할을 가진다.
특별히 구약 성경에서 루아흐는 다의어로 신약 성경에서 나타나는 프뉴마와 상응한다. 또한 둘 모두 한 가지 단어에 다양한 뜻을 가지고 있는 다의어이다. 그러나 둘 모두 하나님의 영 혹은 영의 의미로서 더 많이 사용된다. 또한 이러한 루아흐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곳은 단연 에스겔이다. 에스겔은 구약 성경 전체 루아흐 사용의 378번 중 52번으로 가장 많으며, 하나님의 영이라는 의미로 사용된 것도 에스겔에 가장 많다. 따라서 하나님의 영과 에스겔의 관계는 주목할 만하다.
에스겔은 포로기 이후 묵시 문학으로 환상을 통한 하나님의 예언의 말씀을 전하는 것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에스겔의 시대적 배경은 포로기 이후로 유다의 멸망으로 많은 사람들이 구원자에 대해 강력하게 희망했다. 그러나 희망에 대한 좌절은 묵시 문학의 출현으로 이어지도록 만들었고 제사장 그룹이었던 에스겔은 이스라엘 민족과 예루살렘 성전에 대한 회복 사상과 함께 에스겔의 전개를 보여준다.
에스겔의 구조는 이러한 회복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특별히 이스라엘의 우상 숭배로 인해 일어날 심판에 대한 예언 속에서 이스라엘의 회복을 언급하고, 에스겔의 후반부에서는 이스라엘의 회복과 토지에 대한 재분배, 성전의 재건 등을 통해 이스라엘이라는 국가뿐만 아니라 신앙과 민족까지 회복시킨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에스겔에서 환상으로서 전개되고 보도되는 심판과 멸망은 회복을 전제한 것이며, 회복은 이스라엘 민족의 회개를 전제로 전개된다는 것이다. 즉, 심판 속에 회복이라는 역설은 하나님만의 방식으로 타락한 이스라엘의 회복을 가져온다.
에스겔의 회복 사상은 에스겔 36장에서 더욱 분명하게 들어난다. 이때 에스겔 36장은 루아흐와 함께 전개되는데 그 중심에 있는 두 가지 루아흐는 '하다쉬 루아흐'(새 영)와 '루키'(내 영)이다. 이 두 가지 루아흐는 이스라엘의 회복에 있어서 중요한 기능을 하는데 바로 하나님의 말씀인 율법을 행할 수 있는 영-혼-육 상태를 만든다는 것이다. 이는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이스라엘 민족에게 중요한 직무로서 성전의 회복뿐만 아니라 우상 숭배로부터 완전한 이탈을 말한다.
에스겔의 루아흐 개념은 창세기의 루아흐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가진다. 왜냐하면 창세기의 루아흐는 회복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에스겔의 루아흐와 회복은 그 기준이 창세기의 창조 때로의 회복을 말한다. 이는 하나님과 이스라엘 민족 사이의 관계뿐만 아니라 하나님과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는 자들 사이의 관계성의 회복까지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