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장기체류 외국인근로자의 한국 내 삶의 경험을 외국인근로자의 관점에서 참여자들의 진술을 통해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그 의미를 밝히는 데 있다. 연구 참여자들은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저숙련 단순기능인력(E-9) 외국인근로자로서 한국어로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장기체류 외국인 근로자 8명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심층면담을 실시한 자료는 Colaizzi의 현상학적 연구방법을 적용하여 질적 분석하였다. 분석결과는 90개의 구성된 의미, 31개의 주제, 8개의 주제군으로 도출되었다.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장기체류 외국인근로자가 경험하는 한국에서의 삶은 돈을 벌기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온 한국에서 문화의 차이 때문에 고생하고, 열악한 환경으로 힘들고 불편하였으며, 한국어를 못해서 외로웠고, 한국 사람들의 차별적 태도에 마음이 아픔을 경험하였다. 몸을 다쳐 병원에 입원하여도 도와줄 사람 하나 없이 의지할 곳 없는 한국살이에 서러움을 느꼈다. 그러나 참여자들은 이 모든 어려움을 성공에 대한 강한 의지와 한국으로 가족들을 데리고 오고 싶은 간절함, 고향의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헌신, 어린 시절부터의 성실함과 열심히 일하면 잘 살 수 있다는 긍정적 성격으로 극복해냈다. 참여자들은 한국생활에서의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열악한 고향의 삶보다 풍요로운 한국에서 일하기 위해 체류자격 변경에 도움이 되는 사회통합프로그램에도 참여하였다. 체류자격 변경을 위한 과정은 힘들고 어려웠지만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노력하여 마침내 비자변경에도 성공하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참여자들은 월급이 오르고 삶에 여유도 생겼다. 그동안의 노력으로 성실근로자로 인정받고 한국어도 능숙해지면서 사람들의 칭찬과 자신감으로 마음이 뿌듯해짐도 느꼈다. 또한 참여자들은 주위의 인정으로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며 원칙과 질서가 있는 한국에서의 삶을 좋아하게 되었다. 한국생활의 경험은 참여자들에게 여유로움과 만족감을 주었으며, 본국사람들에 비해 한국 사람들의 생각하는 수준이 높은 것도 좋았다. 또한 자녀의 교육을 한국에서 시키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한국의 높은 교육수준이 만족스러웠으며, 한국의 깨끗한 자연환경과 수준 높은 질서의식 또한 만족스러운 것으로 확인되었다. 영주권과 국적을 취득하여 가족들과 오래도록 살고 싶은 기대감 속에서 돈을 벌어 잘 살 수 있게 해주고 꿈과 미래를 생각할 수 있게 해 준 지금의 생활에 만족스러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본 연구가 갖는 의의는 첫째, E-9 비자 자격으로 한국에 와서 오랜 세월 장기체류 중인 외국인근로자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삶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하여 현상이 드러나게 한 질적 연구라는 점이다. 둘째, 장기체류를 위한 노력의 과정에서 참여자들의 정서적 외로움과 고독에 대한 심리적 고통이 있었음을 밝혀냈다는 점이다. 셋째, 참여자들은 개인의 심리적 요인인 회복탄력성이 있어서 한국생활의 어려움을 극복해 낼 수 있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한국 내 장기체류중인 참여자들이 가족이산의 아픔을 극복하고, 한국사회에서 당당하게 우리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상담적 개입방향의 기초적자료 제공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였다는 점도 본 연구의 의미 있는 성과라고 할 수 있다.